힐랄 카샨(Hilal Khashan), 2026년 2월 23일
미국과 이란 사이에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 시점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테헤란 정권이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때이기도 하다. 경제 제재는 이란 경제를 마비시켰고, 불만을 품은 대중은 국가의 강압적 통치 기구에 점점 더 대담하게 도전하고 있다.
전략적으로도 이란은 여러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 핵 프로그램의 손상, 레바논·이라크·예멘·가자지구에 걸친 대리 세력 네트워크의 약화가 그것이다.
이번 국면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은 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시위대를 살해할 경우 미국의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점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핵 시설 해체, 미사일 프로그램 축소, 타국 내 개입 중단을 요구하던 시점에 나왔다.
다만 미 행정부는 이란과의 전면전이 국내외적으로 더 큰 분쟁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트럼프가 공격을 명령할 가능성은 높지만, 그 목적은 전면전을 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의 판을 재설정해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있다.
미국의 전략
워싱턴 정책결정자들은 지금이 압박을 강화할 적기라고 본다. 이란은 전략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군사적으로 약화되었으며, 내부 불만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는 핵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역내 활동과 관련해 최대한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일부는 정권 교체까지 공개적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전략은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원칙에 기반한다. 군사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수단이다. 제한적이고 결정적인 군사행동은 장기전으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억지력을 강화하고 동맹을 안심시키며 결의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미국은 특히 이란의 석유 수출을 겨냥한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통해 이란 정권의 재정 기반을 체계적으로 차단하려 한다. 이는 대규모 지역전이나 무력에 의한 정권 교체 없이 항복에 가까운 양보를 끌어내려는 전략이다. 제한된 대응을 감수하되, 확전의 수위를 통제하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이스라엘 간의 미묘한 차이
트럼프는 이란 문제를 이스라엘의 의제와 완전히 결부시키려 하지는 않는다. 그는 외교에 한 번 더 기회를 주되, 동시에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신호를 보내 최대한의 유연성을 압박하고자 한다.
반면 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훨씬 강경한 조건을 요구한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 60% 농축 물질의 반출, 미사일 프로그램 파괴, 역내 동맹 지원 중단 등이 그것이다.
양국 모두 이란의 핵무장과 지역 영향력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인다. 트럼프는 ‘좋은 합의’를 선호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이 장기적으로 합의를 준수할 것이라는 전제 자체를 의심한다.
미국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유럽 동맹, 에너지 시장, 지역 확전 위험까지 고려해야 한다. 완전한 해결이 아니더라도 합의를 통해 시간을 벌고 대규모 충돌을 피하는 것이 워싱턴의 우선순위다.
확전의 위험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작전은 워싱턴이 필요하다면 주권 국가의 국가원수까지도 표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란 지도부는 권력 핵심 제거(‘참수 작전’)가 더 이상 금기 사항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무력을 통한 협상은 오판의 위험을 수반한다. 억지를 위한 행동이 도발로 해석될 수 있고, 통제된 확전과 전면전 사이의 경계는 매우 얇다.
미국이 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택지는 정권 핵심부(예: 최고지도자 Ali Khamenei 또는 고위 군·정 지도자)에 대한 제거, 미사일 인프라 및 지휘통제 체계 파괴, 그리고 ‘확전’이 아닌 ‘지배(dominance)’ 전략이다.
이란의 딜레마
트럼프의 조건을 수용하는 것은 사실상 체제의 이념적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므로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의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해상작전, 특수부대 투입, 공습이 병행될 수 있으며, 이는 대규모 도시 봉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이란 정권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지 민병대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안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시위와 외부 압박은 안보 기구 내부의 분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면전 가능성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경험은 미국 사회에 여전히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 이란 정권 교체는 수십 년간 논의되어 왔지만,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구체화된 적은 없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는 단순한 미·이란 양자 충돌에 그치지 않고, 걸프 지역,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의 안보를 흔들 수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양측 모두 비용 대비 이익을 계산할 때, 전면전은 현실적 선택지라기보다는 협상에서의 위협 수단에 가깝다.
정권 붕괴의 현실성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조직적 이란 반정부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미국은 지상군 투입이나 장기적 대규모 공습을 감행할 의도도 없다.
설령 최고지도자가 암살되더라도 권력 구조는 단일 인물 중심이 아니라 제도적 네트워크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정권이 붕괴하더라도 곧바로 민주주의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 권력 투쟁과 혼란, 심지어 내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결론
트럼프의 이란 압박은 이념적 목적보다는 협상 전술에 가깝다. 군사력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수단이며, 전면전은 양측 모두에게 과도한 비용을 초래한다.
현재의 긴장은 ‘전쟁을 피하기 위한 힘의 사용’이라는 역설 속에서, 오히려 전쟁에 더 가까워지는 위험한 균형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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