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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흑해 러시아 지역에서 전쟁 속에 살아간다는 것은?

Geopolitical Futures / 「Living Through War in the Black Sea」/ 2025년 12월 10일 / Ekaterina Zolotova

모스크바를 떠나 흑해로

모스크바의 겨울은 예년과 다름없이 어둡고 거칠다. 그래서 나는 11월 말, 남쪽으로 약 1,500km(930마일)를 이동해 흑해 연안에 위치한 비교적 온화한 지역인 크라스노다르 지방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이곳의 지정학적 기후는 오히려 훨씬 더 뜨겁다. 이런 접경 지역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감내해 온 곳이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는 드론 공격

크라스노다르 지방은 석유 시설, 정유 공장, 항만 인프라가 밀집해 있어 특히 매력적인 공격 목표다. 드론 공격(또는 그에 대한 경보)은 거의 매일 발생한다. 12월 초에는 템류크(Temryuk)의 항만 인프라가 공격으로 손상됐고, 몇 주 전에는 노보로시스크 인근의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해상 터미널이 타격을 받았다. 11월 25일에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크라스노다르를 강타했다.

경보에 익숙해지는 삶

이곳에 도착한 이후, 나는 의도치 않게 여러 차례 비슷한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주요 인프라 시설에서 떨어진 곳을 일부러 선택했음에도 드론 경보는 여전히 공포스럽다. 모스크바에 살 때는 경보를 받거나 사이렌을 들은 적이 없었는데, 이는 더 촘촘한 방공망 덕분이었을 수도 있고, 대규모 대피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봄까지 머물 예정인 작은 도시에서는 경보 시스템이 다르게 작동한다. 매우 시끄럽고 자주 울린다. 도착 이틀째 밤, 방공 시스템의 굉음과 날카로운 사이렌, 대피하라는 음성 경보에 잠에서 깼다. 나는 건물 1층의 창문 없는 방으로 내려가 몇 시간 뒤 “위험이 해제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을 때까지 그곳에 머물렀다. 모스크바 출신이었던 나는 유일하게 실제로 대피한 사람이었다. 이웃들은 평온하게 경보를 무시하고 잠을 잤고, 다음 날 아침 “가끔 있는 일이라 걱정할 것 없다”고 설명했다. 며칠이 지나자 나 역시 해변을 산책하며 끊임없이 날아오는 위험 경고 문자를 무시하게 됐다.

도시별로 다른 긴장 수위

물론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대도시들은 이렇게 느슨하지 않다. 소치, 투압세, 노보로시스크 같은 곳들은 빈번한 공격의 표적이 되어왔기 때문에 군과 치안 병력이 훨씬 더 많이 배치돼 있다. 내가 머무는 작은 도시에서는 방공호가 실제로 개방돼 있는지도 불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이 지역이 덜 매력적인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공격의 군사적 목적

흑해에서 출발하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에는 여러 목적이 있다. 첫째는 군사적 목적이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원래 세바스토폴에 주둔했지만, 러시아 함정들이 적 드론의 표적이 되면서 노보로시스크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제7군사기지는 크라스노다르와 접한 압하지야의 구다우타(Gudauta)에 있으며, 인근 오참치레(Ochamchire)에는 초계함들이 배치돼 있다.

경제적 타격이라는 두 번째 목표

두 번째 목적은 경제다. 크라스노다르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항만을 통해 여전히 러시아 전체 화물 물동량의 약 30%를 처리하는 핵심 환승 거점이다. 2025년 1~9월 동안 아조프–흑해 유역 항만의 화물 처리량은 1억9,320만 톤에 달했으며, 이 중 노보로시스크 항만이 1억2,420만 톤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전체 화물 처리량은 6억5,340만 톤이었다.

러시아 최대 항만인 노보로시스크는 결빙되지 않는 체메스 만(Tsemes Bay)에 위치해 연중 항해가 가능하다. 또한 원자재, 농산물, 에너지 거래에 필수적인 인프라도 집중돼 있다. 투압세 항만은 연간 약 1,700만 톤의 환적 능력을 가진 석유 제품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투압세 정유공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 항만은 투압세, 사라토프, 아친스크, 사마라 정유공장에서 생산된 석유 제품 수출에 주로 사용된다.

에너지 수송망과 ‘그림자 선단’

크라스노다르는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의 핵심 인프라 거점이기도 하다. 이 컨소시엄은 카자흐스탄 수출의 약 80%를 담당하며, 드론 공격의 단골 표적이 돼 석유 선적 지연을 유발한다. 석유는 노보로시스크 서쪽의 해상 터미널로 운송돼 유조선에 실린 뒤 세계 시장으로 향한다.

또한 투르크스트림(TurkStream)은 크라스노다르 아나파 인근의 루스카야(Russkaya) 압축기지에서 시작해 흑해 해저를 따라 약 1,000km를 지나 터키로 이어진다.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이용해 석유 제품을 계속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재정을 확보하고 군사 지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흑해, 러시아 안보의 약한 고리

드론 공격이 특히 우려되는 이유는 흑해가 러시아 안보 체계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육상에서는 일정 성과를 보였지만, 해상에서 안보를 보장하고 전력을 투사할 만큼의 해군력을 갖추지 못했다.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 흑해함대의 수상함들은 손쉬운 표적이 됐고, 대형 상륙함들도 격침됐다. 일부 보고에 따르면 잠수함을 포함해 전투 전력의 최대 30%가 파괴됐고, 이로 인해 함대는 노보로시스크로 이동해야 했다.

제한된 해군력과 지속되는 취약성

러시아 해군은 여전히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함정을 배치하는 등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타격 능력은 충분하지 않다. 제한된 재정과 신속한 함정 건조의 어려움으로 손실은 아직 대체되지 못했다. 현재의 흑해함대는 우크라이나 인프라를 타격하는 데 집중하는 소규모 전력으로, 흑해에서의 연안 및 항행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11월 말 러시아 유조선과 러시아로 향하던 선박들이 공격받은 사건은 이러한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략적 요충지, 그러나 불안한 안보

외곽 접경 지역인 크라스노다르는 경제·군사 양면에서 러시아의 대외 안보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 지역에서만 러시아는 400km가 넘는 흑해 연안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여전히 외부 위협에 매우 취약하다.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모스크바의 관심이 전선에 집중돼 있는 만큼, 당분간 이 지역의 절대적 안보를 보장하기는 어렵다. 이는 흑해에서의 존재감과 전력 투사가 여전히 러시아의 약점이자 중대한 도전 과제임을 의미한다.

 

20251210_living-through-war-in-the-black-sea-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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