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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미국의 새로운 국가안보 전략: 세계 경찰의 종언

Geopolitical Futures / George Friedman / The 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2025년 12월 9일

 

백악관이 제시한 새로운 국가 전략

백악관은 12월 5일, 미국의 국가 전략을 규정하는 33쪽 분량의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친구와 적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할 문서다. 이는 미국의 국가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음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크게 세 가지 핵심 사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미국은 중국과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원하며, 양측이 방어적 태세를 취하는 것을 전제로 군사적 긴장을 종식시키고자 한다.
  2. 유럽은 자국 방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하며, 이미 그럴 능력을 갖추고 있다.
  3.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이해관계는 서반구(Western Hemisphere)에 있다.

국가 이익 중심 전략의 복귀

이 전략의 토대는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자국의 국가 이익, 즉 안보와 경제적 번영이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따라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경제 강국의 지위를 유지해야 하며, 모든 행동은 이 두 기준에서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이념 중심 외교의 종식

이 문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이었던 이념적 요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냉전은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 간 대결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이로부터 미국에 대한 근본적 위협은 공산주의의 확산이며, 미국의 근본적 이해관계는 이를 억제하는 것이라는 전략 원칙이 도출되었다. 그 결과 미국은 비공산권 국가들의 경제를 강화하고, 군사 지원을 제공하며, 때로는 직접 개입까지 감행해야 했다. 공산주의가 전 지구적 위협이었기에, 미국은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과 세계 어디에서든 대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미국 전략에서는 공산주의가 더 이상 결정적 원칙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과 유럽을 대하는 새로운 시각

이 변화는 중국을 다루는 방식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중국이 공산국가라는 사실은 더 이상 지속적 적대의 근거가 아니다. 유럽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소련에 맞서 유럽을 방어하는 것은 미국의 전략적 이해이자 이념적·도덕적 의무였다. 그러나 소련은 사라졌고, 유럽은 이미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에서 회복했다. 따라서 미국의 유럽에 대한 이해관계는 이제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가 된다.

이 전략에서 러시아는 단순히 또 하나의 국가일 뿐이다. 더 이상 미국에 군사적·도덕적 위협을 가하는 존재가 아니다. 근본적 이익이 도덕이 아닌 현실에 기반하는 이 전략에서, 미국의 의무는 오직 자국의 국가 이익에 근거한다. 이 점에서 ‘미국 우선(America First)’ 원칙이 미국의 행동 기준이 된다.


‘세계의 경찰’ 역할의 종언

이 문서에는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다. 바로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표현은 베트남전 당시 반전 시위자들이 사용했던 말로, 공산주의 확산을 저지해야 한다는 도덕적 명분에 기반한 전쟁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등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전을 도덕적 의무로 본 쪽은 미국 보수 진영이었고, 미국을 세계의 경찰로 비판한 쪽은 진보 진영이었다. 그런데 이 문서는 일정 부분 과거 좌파의 시각을 수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일부 좌파로부터는 도덕적 책임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역사는 종종 이런 역설을 만들어낸다.


지정학적 관점에서 제기되는 두 가지 질문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새로운 전략 문서는 두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경제적 합의와 군사적 위험 감소를 환영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회담 이후 더욱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두 가지다.

  • 러시아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유럽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러시아가 직면한 전략적 딜레마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밀접하지 않으며, 각자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만약 미·중 간 이해가 성립된다면, 러시아는 매우 어려운 전략적 위치에 놓이게 된다.

러시아는 세 강대국 중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하며, 역사적으로 중국과 긴장된 군사 관계를 유지해 왔다(공산주의 국가였을 때조차 그랬다). 최악의 경우(가능성은 낮지만), 러시아는 미·중 공동의 군사적 압박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을 조정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조건으로 러시아에 경제적 혜택을 제안한 바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만약 미·중 간 경제 관계가 발전한다면, 러시아는 두 거대 경제권이 지배하는 체제에서 배제될 위험에 놓이게 되며, 동시에 불안하고 예측 불가능한 유럽을 상대해야 한다.


유럽의 선택지

유럽은 이제 스스로 어떤 존재가 될지를 결정해야 한다.

유럽이 원하는 것은 미국이 도덕적으로 군사적 보증인 역할을 계속하는 기존 관계의 유지다. 그러나 이 문서는 미국이 유럽에 대해 도덕적 의무를 지지 않으며, 유럽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유럽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 오랜 적대의 역사를 가진 소국들의 대륙으로 남는 것
  2. 단일 정부와 단일 군대를 갖춘 연방을 형성하고, 각 국가는 상당 부분 자치권을 가진 주(province)가 되는 것

유럽이 단결하지 못하면 결국 각개격파될 것이다. 피비린내 나는 역사와 상호 불신을 고려할 때 연방 유럽의 탄생은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이 문서는, 두 차례 세계대전과 냉전 이후에도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유럽을 보장해야 할 도덕적 의무는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

만약 유럽이 분열을 극복할 수 있다면, 무장된 통합 유럽은 중국이나 미국에 필적하는 실체가 될 수 있다.


동반구에서의 미국 역할 축소

미국은 오랫동안 동반구(Eastern Hemisphere)의 주요 세력이었다. 그러나 이 문서는 지난 약 100년 동안 치른 대가를 고려할 때, 미국은 더 이상 그 역할을 원하지 않는다고 사실상 선언하고 있다.

이 문서는 미국이 현재 처한 현실을 종합한 결과물에 불과하다.


예측의 실현과 다음 단계

우리는 이러한 미국 전략의 진화를 이미 예측한 바 있다. 예측은 바람이나 정책 제안이 아니다. 지정학은 경로를 제시하고, 예측은 그 경로상의 단계를 표시할 뿐이다.

이제 미국 정책이 우리가 예측한 지점에 도달했으므로, 다음 단계는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에는 또 다른 지도자와 세력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점에서 이 문서는, 우리가 그 현실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자명한 사실을 명확히 진술하고 있을 뿐이다.

 

20251209_the-national-security-strategy-of-the-united-states-of-america-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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