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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미국과 이란: 핵무기, 그리고 9·11 시나리오

George Friedman / 2026년 2월 9일 / The US, Iran, Nukes and a 9/11 Scenario


 

1. 왜 지금 이란인가

미국은 현재 이란의 핵 프로그램의 미래를 둘러싸고 테헤란과 간접 협상에 들어갔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이란은 원래 미국에게 근본적인 문제(fundamental issue) 가 되어야 할 국가는 아니다. 미국은 냉전 기간 내내 중동에 깊숙이 개입했지만, 냉전이 끝난 이후에는 이 지역에서의 노출과 긴장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미국은 여전히 개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이다.
왜 미국은 지금 이란에 신경을 써야 하는가?

 


2. 9·11과 이라크 전쟁이 남긴 트라우마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불과 2년 만인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다. 전쟁의 공식적인 명분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개발 중일 수 있다는 공포, 그리고 그 핵무기가 급진 이슬람 세력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었다.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는 수십 년 동안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 원칙이 직접 충돌을 막아왔다. 그러나 미국의 시각에서 문제는,
순교(martyrdom)를 이념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s) 에게도 이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실제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이라크의 핵 프로그램은 결코 감수할 수 없는 위험으로 받아들여졌다.

 


3. “핵무장한 극단주의자”라는 공포의 지속

물론 이라크는 핵무기를 보유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9·11 테러와 핵무기로 무장한 극단주의자에 대한 공포는 오늘날까지도 미국의 지정학적 사고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미국 정보기관은 알카에다의 계획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했고, 미국 사회는 자국에 피해를 주기 위해 죽음을 기꺼이 선택하는 적의 존재를 직면해야 했다.
오늘날 공항을 통과할 때마다 경험하는 보안 절차들은, 여전히 9·11의 후유증을 보여준다.

 


4. 이란 체제와 비국가 행위자 문제

이러한 배경은 미국이 이란에 집착하는 이유를 상당 부분 설명해 준다.
이란은 신정체제(theocratic state) 국가로, 복잡한 이해관계자와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지만, 최종 권력은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 에게 집중되어 있다.

이란이 따르는 이슬람(시아파)은 알카에다의 수니파 이슬람과 분명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다양한 비국가 행위자들의 근거지이며,
헤즈볼라, 후티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외국의 비국가 무장세력을 지원·무장시키는 전략을 지속해 왔다.

더욱이 이란은 현재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적 전환기에 놓여 있으며, 체제 불안정 가능성은 핵 기술을 더욱 위험한 요소로 만든다.

 


5. 핵보유국과 MAD의 한계

현재 세계에는 9개의 핵보유국이 있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영국, 이스라엘, 북한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공통적으로 상호확증파괴 원칙이 작동한다. 핵무기는 실전에 사용된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사용 즉시 자기 자신의 사형선고(death warrant) 에 서명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한다.
이 원칙이 과연 이란에도 적용되는가?

 


6. 최악의 시나리오 사고(思考)

만약 MAD가 이란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동반구(유라시아) 철수 전략은 이란에는 예외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우려하는 핵심은 이란의 미래 자체가 아니라,
이란이 핵무기를 억제 원칙 없이 사용하거나,
혹은 기꺼이 사용할 집단에게 넘길 가능성이다.

전략은 언제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야 한다.
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이란의 핵무기가 위장 국기를 단 선박에 실려 미국 항구로 들어와 폭발하는 경우.

9·11은 미국을 깊이 트라우마에 빠뜨렸고, 그 이후 정보 체계는 또 다른 공격을 막기 위해 제도화되었다.
그러나 핵 공격은 9·11에 비하면 ‘경미한 타격’으로 보일 정도의 재앙이 될 것이다.

 


7. 협상과 무력 사이의 딜레마

이 때문에 미국은 원래라면 무시했을 국가와 협상에 나서게 되었고, 이는 미국의 전략적 거리두기(disengagement)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곧 최대의 협상 카드다.
미국은 이미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했지만 완전히 파괴하지는 못했다. 핵 프로그램의 재개 가능성은 미국에게 절대 용납 불가다.

반면 이란에게 핵 프로그램은 지렛대(leverage) 이며, 이란이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 이스라엘을 포함한 공격 중단
  • 국제 제재의 해제

8. 타협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중동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중동에서의 전쟁에는 관심이 없다.
미국의 관점에서 이란은 지역 문제일 뿐, 세계적 문제는 아니다. 단 하나의 예외가 바로 핵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워싱턴은 이란의 핵 문제에 집착하며, 이란 영토 공격과 추가 조치를 감수할 준비를 한다.
이는 미국의 근본적 이익이 걸린 사안이며, 동시에 이란의 근본적 이익이기도 하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이란 역시, 미국이 압박을 완화하지 않는 한 핵 문제에서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이 결론은 단순해 보이지만, 양측의 이해관계와 세부 조건을 고려하면 극도로 복잡한 문제다.

 

20260209_the-us-iran-nukes-and-a-9-11-scenario-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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