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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호주노인(9902.2)

 

호주여행에서 겪은 일(할머니의 초상)


        필자는 99년 2월말에 회의 참석차 호주를 다녀왔다. 회의기간 중 회의결과보고서를 주최측이 정리하는 하루 동안 회의 일정이 없기 때문에 나는 그날에 여행을 하였다. 호주 멜버른을 떠나 해변으로 하루 종일 관광버스로 해변의 바위들(12사도: Twelve Apostles)을 관람하고 오는 당일치기 여행(Great Ocean Tour)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해변의 멋진 바위를 배경으로 여행객들이 해변가에서 사진을 찍고 일부 여행객은 바닷가까지 거닐었다. 필자도 적당한 위치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옆에 있는 할머니에게 부탁을 하였다. 그녀는 기꺼이 응했다. 마침, 그 할머니도 사진기를 들고 있기에 내가 그녀를 찍어주겠다는 제안을 하자 그녀는 고맙다고 하고는 포즈를 잡았다. 내가 하나, 둘하며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할머니는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내가 셔터를 누르지 아니하자 그녀는 옆모습이 좋으니 그냥 찍어 달라고 하였다. 나는 바다바람에 하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해변을 바라보고 있는 옆모습의 할머니(얼굴은 햇빛그늘에 가렸다)를 사진과 함께 내 가슴에 담았다. 그 후 물어보니 할머니는 영국에서 혼자 여행을 왔다고 하였다.


        그 할머니는 젊은 시절의 아름다웠던 그녀(과거)를 생각할 때 주름진 얼굴의 자신(현재)을 인정하기 어려워진 것일까? 그녀는 언제부터 얼굴을 옆으로 돌리기 시작했을까? 나는 비록 남자지만 늙어서도 자신 있게 사진기를 응시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그 후 사진을 찍을 때마다 영국 할머니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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