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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터키와 유럽·중동의 혼란

아라비아해에서 흑해까지, 앙카라가 중심적인 역할을 차지할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By: Kamran Bokhari


1. 터키의 전략적 환경 변화

터키의 북쪽과 남쪽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변화가 터키의 전략적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협상은 유럽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앙카라가 동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정학적 부상은 시리아에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터키의 중동 지배 야망을 복잡하게 만든다.

터키는 흑해 지역에서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여지를 찾을 수 있겠지만, 중동에서는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2. 터키-폴란드 협력과 나토의 변화

3월 12일, 폴란드 총리 도널드 투스크는 터키를 방문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회담 1차 결과에 대한 평가를 논의했다. 한편, 3월 11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나토 사무총장 마크 루터가 EU 지도자들에게 터키와의 긴장을 완화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와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비공식적으로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이 대륙의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와 일치한다.


3. 시리아 내 권력 재편과 터키의 기회

3월 12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쿠르드 분리주의 운동 지도자 간의 권력 분점 합의를 환영했다. 이 협정은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이 휴전을 선언하고 해체 의사를 밝힌 지 며칠 만에 체결되었다.

이러한 두 가지 사건은 터키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있어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4. 남쪽 전선: 쿠르드 문제와 터키의 중동 전략

터키는 40년 넘게 쿠르드노동자당(PKK) 반군과 싸워왔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에서 정권 교체를 단행한 이후, 북부 이라크에서 자치 쿠르드 지역이 형성되면서 앙카라의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쿠르드 내부의 분열이 PKK를 이라크 내 거점에 묶어두는 효과를 가져왔다.

시리아의 쿠르드는 PKK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터키에 더 큰 위협이 되었다. 시리아 내전 중 북동부 시리아에서 쿠르드 자치 지역이 형성되자, 터키는 군사 개입을 통해 완충 지대를 구축했다. 미국이 쿠르드 주도의 시리아민주군(SDF)을 지원하며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 나서자, 쿠르드 자치 지역이 더욱 확대되었고 미-터키 관계는 심각한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 갈등은 2024년 12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고, 터키가 지원하는 이슬람주의 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이 다마스쿠스를 장악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5. 미국의 정책 변화와 터키의 새로운 기회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는 동맹국들이 각자의 지역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에르도안 정부는 쿠르드 반군과의 평화 협상을 진전시키며, 터키가 지역 및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그러나 터키가 중동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 시리아 쿠르드 세력을 새로운 시리아 정치 체제에 통합해야 하며,
  • 자국 내 쿠르드 공동체를 포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터키는 이란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란은 최근 여러 차례 타격을 입었지만, 레반트 지역에서 여전히 터키의 계획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립도 중요한 과제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안보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터키가 이 문제를 신중하게 조율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복잡하고 지속적인 도전 과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이다.
미국이 사우디의 지역 및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면서, 사우디는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의 중재자로 나서고 있다. 이는 터키의 중동 전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6. 유럽 전선: 새로운 기회와 도전

터키가 중동의 복잡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동안, 유럽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럽 주요국들은 터키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새로운 유럽 안보 체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터키는 나토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EU 가입 문제에서 유럽의 반대에 직면해왔다. 지난 10년 동안 터키는 EU 가입에 대한 관심을 줄였고, EU 역시 내부 불확실성으로 인해 터키 문제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터키는 오스만 제국 시절부터 유럽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유지해 왔다.
오늘날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위협 속에서 자신들을 최전선에 위치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동유럽 국가들은 향후 안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 고위 EU 관료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보도했다.
"궁극적으로는 함께할 팀원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터키가 러시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지만, 유럽도 터키와 협력해야 한다."


7. 폴란드-터키 협력과 터키의 역할 확대 가능성

특히 주목할 점은 폴란드가 터키와 협력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폴란드와 터키는 유럽 동부에서 서로 반대편에 위치하며 흑해 서부에서 영향력을 놓고 경쟁해왔다. 그러나 현재 유럽이 미국 없이 자체적인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폴란드는 독자적인 '인테르마리움(Intermarium) 연합' 구축이 비현실적임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터키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터키는 강력한 군사력과 방위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유럽 안보 체제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주요 장애물이 남아 있다.

  1. 프랑스, 독일, 영국의 반대: 동유럽 국가들은 터키와의 협력을 원할 수 있지만, 서유럽 주요국들은 여전히 터키와의 협력에 회의적이다.
  2. 러시아와의 관계 조율: 터키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유럽 안보 정책과 조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8. 결론: 터키의 전략적 선택

터키는 중동보다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터키의 전략적 계획은 유럽과 중동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이를 조율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게다가,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경제 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증가하는 야당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국내 불안정을 해결하면서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터키의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