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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무역전쟁 속의 석유

OPEC의 생산 증가 결정은 관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By: Ekaterina Zolotova


OPEC+의 생산량 증가 결정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새로운 관세를 발표한 직후, OPEC+ 회원국(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은 5월부터 원유 생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계획이었던 하루 13만5천 배럴(bpd)에서 41만1천 배럴로 증가하는 것으로,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생산량이다. 하지만 이 결정은 미·중 무역전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러시아는 이번 관세 조치에서 제외되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일부 품목에만 관세가 부과되었으며, 석유는 대상에서 빠졌다. 이는 미국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따라서 이번 OPEC의 발표는 최근 몇 주 동안 미국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이며, 미국과 OPEC+ 간의 타협과 상호 협력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충격

비록 무역전쟁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해도, 이번 조치는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OPEC의 생산 증가와 미국의 관세 조치가 맞물리면서, 아시아 주요 석유 수입국들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가가 급락했다.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 동안 배럴당 10달러 하락해 60~65달러 선까지 내려갔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부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 배럴당 90달러 이상의 유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여러 핵심 프로젝트의 예산을 삭감해야 할 수도 있다.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과 경제 회복을 위해 원유 수익이 절실하다.
  • 미국은 최근 원유 수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럴당 60달러 선을 유지해야 자국 내 시추 작업을 지속할 수 있다.

미국의 전략적 계산

미국이 OPEC에 유가 인하를 요구한 것은 단기적인 물가 상승 억제와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직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에 원유 가격을 낮출 것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유가가 낮아지면 국내 물류 비용이 절감되어 식료품 가격 상승을 상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연료비에서 절약한 돈을 다른 소비에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목표: 경쟁자 견제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를 낮추려는 또 다른 이유는 경쟁자들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OPEC+는 전 세계 석유 공급을 조절하는 수단이므로, 시장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이라크가 OPEC 할당량을 초과하여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며, 이란도 미국 제재 속에서 원유 수출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2월, 이란의 원유 수출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러시아의 불안정한 입지

러시아의 원유 시장에서의 입지는 가장 취약하다. 2025년 예산에서 러시아는 연평균 원유 수출 가격을 69.7달러로 설정했지만, 현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높은 유가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없다. 러시아가 가격 하락을 공급량 증가로 만회하려 해도,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인도는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산 원유를 꾸준히 구매해왔지만, 최근 76만7천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 선적을 거부했다.
  • 중국 또한 2025년 1분기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러시아는 서방 제재 속에서 원유 시장에서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


미국·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타협 가능성

러시아는 경제 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외국 자본 유출 등으로 인해 OPEC과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는 SWIFT 시스템 재가입, 우크라이나 협상 등을 논의했으며, 이는 러시아가 석유 시장에서 양보한 대가로 보인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도 지속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을 유지하면, 향후 제재가 완화되었을 때 러시아는 다시 자유롭게 석유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단기적 유가 하락의 이점

러시아 정부는 단기적으로 낮은 유가가 자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예산은 유가뿐만 아니라 루블 환율을 기준으로 설정되는데, 현재 루블화가 강세(1달러=83루블)로 돌아서면서 원유 수입이 감소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으로 루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선다면, 환율 조정 효과로 인해 수익 감소폭을 완화할 수 있다.


유가 변동에 대한 전망

미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이번 결정으로 인한 피해가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PEC은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 증가를 중단하거나 취소할 수 있으며, 유가 하락이 최소 두 달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쟁자를 제거하고 시장을 재정비할 수 있다. 반면, 세계 석유 소비 증가 가능성도 존재한다.

  • 미국과 러시아는 자국 내 석유 소비 증가를 예상하고 있으며, 각각 보호무역 정책과 제재 회피 전략을 추진 중이다.
  •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도 변수이다. 중국 경제가 반등하면 원유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으며, 인도는 이미 저렴한 원유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결론: 전략적 타협이 진행 중

OPEC의 발표 이후 유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브렌트유와 WTI 선물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무역전쟁과 세계 경기 둔화 속에서도, 미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를 조절하면서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전략적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가 안정과 지정학적 이익을 위한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0409_oil-in-the-trade-war-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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