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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미국의 중동 전략과 사우디의 역할 격상

2025년 5월 15일자 Geopolitical Futures 기사 **"Saudi Arabia and US Strategy for the Middle East"**

By: Kamran Bokhari


미국의 중동 전략과 사우디의 역할 격상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세력 균형을 재편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사우디를 지역 및 국제 무대에서 보다 큰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로 이끌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은 중동의 만성적인 불안정성으로부터 점진적으로 거리를 두려 한다. 하지만 사우디의 제한된 군사력과 중동 내 다른 주요 세력 간의 이해관계 충돌은 미국이 해당 지역에서 물러나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리야드 방문과 주요 합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3~14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여 몇 가지 주요 합의를 체결했다. 그는 MBS 왕세자와 함께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사우디 투자 협정에 서명했다. 이 중 1,420억 달러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 계약으로, 최소 12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첨단 무기 체계와 군사 서비스를 사우디가 공급받게 된다. 나머지 4,580억 달러는 기술, 인공지능, 항공우주,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사우디의 투자 약속이다. 그러나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장면은 MBS가 배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의 신임 대통령 아흐마드 알-샤라(전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 지도자)와 직접 만남을 가진 것이었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사우디를 전략적 핵심으로 보는 미국의 시각

트럼프가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를 선택한 것은 경제뿐만 아니라 전략적 측면에서도 리야드에 거는 기대를 보여준다. 하지만 막강한 재정 능력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는 터키, 이스라엘, 이란보다도 지역 내에서 가장 약한 세력이다. 1945년 루스벨트 대통령과 사우디 국왕 압둘아지즈의 회담 이후, 미국은 사우디의 안보 보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 관계는 냉전기와 탈냉전기에도 유지되었다.


미-사우디 관계를 재편한 역사적 변화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양국 관계를 규정하던 여건은 변해왔다. 1991년 소련 붕괴, 9·11 테러 및 이후의 전쟁, 2011년 아랍의 봄, 터키의 부상, 이란의 영향력 확대 등은 미국의 중동 정책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전 세계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미국의 광범위한 전략적 목표와 일치하는 방향이다.

 


중동 안보 재편의 필요성과 사우디의 새로운 역할

중동의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새로운 안보 구조가 필요하다. 특히 이 구조는 중동에서의 변화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현재 이란은 정치·경제적 불안 속에 전례 없는 권력 이양을 앞두고 있고, 시리아에서는 터키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미국이 시리아 문제를 터키와 이스라엘에만 맡길 경우, 계속해서 개입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지점에서 사우디의 강화된 역할이 중요해진다. 주요 아랍 국가이자 세계 3대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는 막강한 재정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우디는 시리아 내 터키의 지배력 확대에 반대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이익과 일치한다. 터키는 오랫동안 시리아 내 수니파 이슬람 무장 단체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지지해왔기 때문에, 사우디의 균형 역할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시리아를 둘러싼 미·사·터 간의 삼각 균형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에르도안이 '새로운 시리아'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지만, 알샤라(전 지하디스트)와의 만남은 미국이 터키, 사우디, 이스라엘 간의 균형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터키 간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터키는 시리아 내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아사드 정권 이후의 정치 구조를 주도하려 한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터키가 지원하는 수니파 이슬람 정권이 북쪽 국경에 들어서는 것은 이란이 지원하는 정권이 들어서는 것만큼이나 위협적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남부 시리아에 완충지대를 설정했고, 터키와의 갈등 회피를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양국은 15년간 관계가 소원했음에도 외교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아브라함 협정과 사우디의 통합 가능성

사우디를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 합의)에 통합하는 것은 미국의 지역 전략 재편의 핵심이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가 임박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2024년에 지역 전체로 확산되면서 이 가능성은 사라졌다.

현재 양측 모두 관계 정상화에 여전히 긍정적일 수 있으나, 각국의 필요 조건은 달라졌다. 사우디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계속되는 한 전진할 수 없으며,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로 비쳐질 수 있는 행동만 취할 수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전쟁을 끝낼 수 없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사우디가 조만간 아브라함 협정에 동참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당신들(사우디)이 정한 시간에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사우디의 리더십 기대

트럼프 행정부는 사우디에 즉각 행동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점진적인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는 워싱턴이 이를 주도해왔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다. 현재 미국은 사우디가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유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 자주적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미국의 기대와도 유사하다.

미국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가 도울 수는 있지만, 대신 해결해줄 수는 없다.” 워싱턴은 이란이 그동안 사우디의 소극적인 태도를 틈타 팔레스타인 문제를 자국 전략에 이용해왔다고 판단한다. 이제는 그런 상황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과연 새로운 리더 역할을 수용할 것인가?

사우디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시리아에서 터키의 지배를 막고자 한다면, 팔레스타인 문제도 터키가 주도하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다. 문제는 사우디가 이런 적극적인 지역 리더 역할을 해본 경험이 부족하며, 그런 능력을 구축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조건이 유리하다. 이란은 약화되었고, 미국은 사우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도와주고 있다.


복잡한 변수들과 중동 재편의 도전

이 모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미국과 이란 간의 지속적인 협상이다. 테헤란은 미국이 지금 시리아의 새 지도자들과 외교적으로 교류하는 모습을 주시하고 있다. 일부 이란 지도부는 이를 모델 삼아 제재 해제 및 정권 생존, 나아가 이라크·예멘에서의 영향력 유지로 연결되길 바란다. 그러나 이란의 이념적 경직성은 여전히 큰 장애물이다.

트럼프는 중동에서의 장기적 군사 개입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대한 재편을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변수가 얽혀 있어 일관된 안보 체계를 만들기란 매우 어렵다. 이들을 하나의 체계로 정렬하는 것은 거대한 과제가 될 것이다.

 

20250515_saudi-arabia-and-us-strategy-for-the-middle-east-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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