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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러시아의 협상 전략

George Friedman이 Geopolitical Futures에 기고한
2025년 5월 22일자 기사 「Russia’s Negotiating Strategy」


서막: 셋 중 누구도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다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협상이 시작된 지 약 3개월이 지났습니다.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습니다.
트럼프는 줄곧 낙관적이고, 푸틴은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신속한 타결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들 사이에서 무력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협상은 지정학이 아닌 ‘공학’이다

저는 보통 국제정치를 개인화하지 않지만,
이번 협상은 **지정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공학(engineering)**의 문제입니다.
공학이란, 각국 지도자들이 현실에 기반하면서도 각국의 국내·국제 정치적 필요에 부합하는 협상 틀을 짜는 작업입니다.

이 과정은 필수적이며 동시에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이 사례에서 가장 어려운 요소는 푸틴의 정치적 요구입니다.


유사 사례: 베트남 전쟁과 협상의 역설

이 협상 국면은 과거 베트남 전쟁 종전 협상과 유사합니다.
미국은 공산주의 북베트남의 남베트남 침공을 저지하고, 중국·러시아의 동남아 확장을 막기 위해 전쟁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게릴라전에 대한 전략 부재, 소련의 지원을 받은 베트콩의 강력한 저항,
그리고 전쟁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미국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이 패전의 원인이었습니다.

미국은 결국 이기지 못해 패했고, 그 여파는 국내외 정치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종전 협상은 1969년부터 1973년까지 이어졌으며,
존슨과 닉슨 대통령은 미국의 위신을 지키는 방식으로 전쟁을 마무리하려 애썼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베트남보다 훨씬 중요하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가 소련 붕괴 후 상실한 전략적 완충지대를 되찾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군사력을 과대평가했고,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미국의 지원을 과소평가했습니다.

이 전쟁은 미국에게는 베트남처럼 중요도가 낮은 전쟁이지만,
러시아에게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전쟁입니다.
러시아는 국가로서의 위신을 지키고 내부 정치 안정을 꾀해야 하며,
이는 당시 미국이 처했던 정치적 압력과 유사합니다.


푸틴의 목표: 항복처럼 보이지 않는 종전

푸틴은 전쟁을 끝내야 할 정치적 필요가 있지만,
패배나 굴복처럼 보여서는 안 됩니다.
그는 협상에서 상당한 양보를 받아내야 하며,
그 결과 점령하지 못한 지역들까지 우크라이나로부터 넘겨받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의 한계: 전투로 지켜낸 땅은 양보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지역에서 러시아를 물리쳤습니다.
이미 점령된 일부 지역을 포기할 수는 있겠지만,
러시아가 끝내 차지하지 못한 영토를 스스로 넘겨주는 일은 정치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이는 단순한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향후 러시아가 더 유리한 지리 조건에서 재침공할 위험을 고려한 실존적 판단입니다.


미국의 입장: 유럽에서 손떼고 싶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해 온 글로벌 안보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유럽에서 손을 떼기 위한 명분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한계를 확인하고,
유럽 국가들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는 증거로 삼길 원합니다.
즉, 미국은 우크라이나 자체보다는 유럽 방어 구조 재편에 관심이 있습니다.


트럼프의 과제: 외교적 ‘공학’ 설계

트럼프의 역할은 이 모든 이해관계를 엮어내는 외교 공학자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패배를 인정하는 형태의 합의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푸틴은 전쟁 실패의 책임과 경제 파탄, 인명 손실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젤렌스키도 수많은 희생 끝에 이룬 저항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쉽게 양보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역시 러시아가 승자로 보이는 결과를 수용할 수 없습니다.
그의 유럽 철군 명분은 러시아가 위협이 아니라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협상 전략: 장기전을 통한 압박

푸틴은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았고, 계속 싸울 수 있다는 인식을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시간을 끌며 점령지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입니다.
동시에,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는 트럼프에게 부담을 떠넘기려 할 것입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합의와 젤렌스키에 대한 영향력을 이미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푸틴에게 속았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향후 변수: 푸틴이 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핵심은 푸틴이 겉으로나 속으로 무엇을 양보할 수 있느냐이며,
트럼프는 푸틴의 약속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푸틴이 강경 노선을 유지할 경우,
트럼프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기술 지원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결정은 러시아 내부 – 여론, 재계, 권력층 – 이 더 이상의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셋 모두가 ‘정치적 위험’을 짊어진 협상

  • 젤렌스키는 피로 지킨 영토를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 푸틴은 3년에 걸친 전쟁을 의미 없는 결과로 끝낼 수 없습니다.
  • 트럼프는 자신이 약속한 평화 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면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결론: 위협만이 현실을 바꿀 수 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 이것은 예측이 아니라 직관입니다 –
이 협상은 트럼프가 대규모 군사 개입을 공언할 만큼 신뢰할 만한 위협을 가할 때에야 끝날 수 있습니다.

유럽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정치적으로도 실현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관건은,
트럼프가 얼마나 신뢰도 높은 군사 개입 경고를 하느냐,
그리고 그것이 푸틴으로 하여금 패배를 수용하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20250522_russias-negotiating-strategy-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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