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정세메모

인도-태평양에서 한국, 일본, 필립핀 중견국가들의 부상

미국을 떠나는 국가는 없지만, 일부 국가는 지역 문제에서 더 큰 발언권을 확보하고 있다.

By: Geopolitical Futures
작성자: 에멧 스턴 (Emmett Stern)


미중 경쟁의 이면에 숨은 이야기

최근 워싱턴과 베이징의 경쟁이 언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도-태평양에서는 더 깊은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 한국, 필리핀과 같은 몇몇 국가는 과거보다 독립적으로 지역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미국 주도의 안보 질서에 속해 있지만, 전략적 선택지를 대폭 넓히면서 무역, 영토 분쟁, 군비 경쟁, 동맹 정치가 충돌하는 지역에서 기동할 여지를 확보했다. 이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균형이 아니라, 자신들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유리하게 바꾸려는 노력이다.


앵커 없는 세계 질서와 중견국가의 기회

오늘날 세계 질서가 뚜렷한 중심을 잃으면서, 중견국가들의 영향력이 최근 역사상 가장 커졌다. 인도-태평양에서 중견국가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 군사적·경제적 능력은 있지만, 세계 질서를 좌우할 정도는 아님
  • 경쟁 블록을 잇는 외교 네트워크 보유
  • 글로벌 무역 및 안보 회랑에서 불가결한 지정학적 위치

미중 사이에서 자율성을 찾는 일본, 한국, 필리핀

일본, 한국, 필리핀은 미국 억지력에 의존하지만, 동시에 각국의 고유한 우선순위를 반영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 일본은 미국의 일괄 관세 정책을 피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독자적으로 설계.
  • 한국은 중국에 대한 대규모 반도체 수출을 유지하면서 독립적인 방산 수출 산업을 구축.
  • 필리핀은 중국과 에너지 공동 탐사를 재개하면서도 미국의 기지 접근을 확대.

이러한 선택은 동맹 정렬이 곧 절대적인 종속을 의미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상호의존 속에서 생기는 전략적 공간

이 세 나라는 모두 중국과 무역에 의존하면서도, 미국 주도의 안보 질서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면 의존은 오히려 파트너 다변화, 자국 역량 투자, 다자 포럼 활용을 촉진하며, 각국이 주도적으로 의제를 설정할 공간을 제공한다.


일본: 전후 최대의 독립적 영향력

일본은 전후 어느 때보다도 큰 독립적 영향력을 구축했다.

  • 현대화된 군대: 첨단 미사일 방어, 대잠전, 상륙작전 능력 확보.
  • 산업 정책 성과: 장기적인 방위력 강화를 뒷받침할 기술·제조 기반.
  • 무기 수출 완화: 폴란드, 필리핀에 무기 판매 허용.
  • 반도체 및 인프라: 동남아·아프리카에 인프라 투자, 중국 일대일로에 맞서 경쟁.

예시로, 일본은 중국이 철회한 마닐라 지하철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했다. 또한 반도체 수출 규제는 시행했지만 미국식 전면 금지는 피하며 자국 산업을 보호했다.

미국이 일본과 호주에 대만 유사시 구체적 역할을 요구했을 때, 두 나라는 공개적 약속을 거부하고 곧이어 상호 간 100억 달러 규모의 프리깃함 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일본 외교의 유연성을 잘 보여준다.


한국: 방산 수출과 글로벌 전략의 확장

한국은 안보와 경제 정책에서 점점 더 주도성을 보이고 있다.

  • 방산 수출: 탱크, 자주포, 전투기를 유럽·중동에 독자 수출.
  • 산업 성숙: 조선업 등 세계적 수준에 도달.
  • 삼각 안보 협력: 미국·일본과의 협력 강화, 과거와 달리 협력적 태도.
  • 반도체 전략: 중국과의 무역을 유지하기 위해 ‘칩4’ 정식 가입은 회피.

경제적으로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조선업 우위를 활용해 중국 리스크를 완화하면서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공급망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또한 동남아 금융 허브를 추진하고, 2023년에는 태평양도서국 포럼을 개최해 중국 영향력에 대응했다.


필리핀: 가장 급격한 전략적 전환

필리핀은 베이징에 유화적이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중국 활동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 미국, 일본, 호주와 합동 해상 순찰 실시.
  • EDCA(강화된 방위협력협정) 하에 동맹국의 기지 접근 확대.
  • 동시에 중국과 석유·가스 공동 탐사 협상 재개, 일부 협력 채널 유지.
  • 프랑스, 폴란드 등 유럽 국가와 군사 협력 추진.
  • 일본과의 상호 접근 협정 추진 → 미국을 거치지 않은 독자적 외교 노력.

상호 보완적인 중견국가들

  • 일본: 첨단 산업력과 방위 기술의 중심축.
  • 한국: 제조·방산 능력과 외교적 영향력 강화.
  • 필리핀: 분쟁 해역 최전선에서 억지력 강화.

이들 모두 단독으로는 지역 질서를 규정할 수 없지만, 함께라면 어느 강대국도 인도-태평양을 지배하기 어렵게 만든다.


구조적 제약과 미국의 지속적 역할

그러나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 일본: 국민 여론과 재정 부담이 방위 정상화에 제약.
  • 한국: 북한 문제 때문에 글로벌 전략에 제약.
  • 필리핀: 정치 지도자의 의지와 국방 역량 부족에 좌우됨.

이 세 나라는 모두 미국의 군사 주둔과 동맹이 여전히 지역 안보의 토대임을 인식하면서도, 동시에 자신들의 공간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결론: 중력의 중심이 이동하는 인도-태평양

강대국은 여전히 강대국이지만, 오늘날 인도-태평양에서는 중견국가들이 중력을 바꾸고 있다. 일본, 한국, 필리핀은 개방적 질서를 유지하는 규범을 정당화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쌓아가고 있다.


에멧 스턴은 Geopolitical Futures 인턴이자 런던 킹스칼리지 전쟁학 석사과정 재학생이다. 웨이크포리스트대에서 정치·국제관계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어에 능통하다.

 

20250822_in-the-indo-pacific-middle-powers-gain-ground-geopoliticalfutures-com.pdf
0.02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