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Kamran Bokhari | 2025년 10월 2일
1. 트럼프의 20개 항목 평화안과 핵심 쟁점
10월 29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가자 지구의 2년 가까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20개 조항의 평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가장 핵심적인 15번째 조항은 가자 지구의 안보 책임, 그리고 나아가 통치 책임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미국은 아랍 및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국제 안정화군(International Stabilization Force, ISF)’**이라는 새로운 기구를 창설할 예정이다. 이 ISF는 장기적인 내부 안보 해법으로서, 이스라엘과 이집트와 함께 가자 지구 국경을 공동으로 관리하게 된다.
그 임무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 하마스의 무장 해제 및 가자 지구의 비무장화
- 향후 가자의 영구적 치안기구가 될 **팔레스타인 치안대(Palestinian constabulary)**의 창설

2. ISF 구성 논의: 누가 참여할 것인가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ISF를 구성할 국가들이 누구인가이다.
현재 보고에 따르면, 이 부대는 아랍 및 이슬람권 국가의 병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간 중 비공식 회담에서 만난 나라들 ―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이집트, 인도네시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 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추가적인 아랍 및 무슬림 국가, 그리고 일부 비무슬림 국가의 인력이 포함될 수 있다.
계획서의 문구로 볼 때, 미국이 이 부대 창설을 주도하거나 동원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3. 트럼프 독트린: 아랍·이슬람 국가의 역할 강화
이 구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신(新) 지정학적 교리에 부합한다. 즉, 미국은 아랍 및 무슬림 국가들이 안보 책임의 대부분을 떠맡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사우디가 2017년 출범시킨 41개국 연합체인 ‘이슬람 군사 대테러 연합(IMCTC)’**의 틀 아래 활동할 수도 있다. 이 연합은 파키스탄의 라힐 샤리프(Raheel Sharif) 전 육군참모총장이 명목상 지휘관이다.
그러나 IMCTC는 상비군이 존재하지 않으며, 통합지휘하의 평화유지·안정화 임무를 수행한 전례가 없다.
즉, 아랍·이슬람 국가들만으로 제3국 영토의 치안유지를 담당하는 것은 현대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4. 지휘체계와 이해관계 조정의 난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명확한 지휘체계 확립이다.
다국적 군 구조를 만들려면, 참여국 간 정치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지역 내 두 핵심 세력인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회의장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테이블 상석에, 사우디 외무장관이 트럼프의 왼편에 앉은 배치는, 두 나라의 군사력 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에서 사우디가 파키스탄과 상호방위협정(SMDA)을 체결한 것은, 협상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사우디는 이를 통해 가자 임무에서의 발언권을 높이고자 하며, 파키스탄은 주요 병력 제공국으로서 지위를 강화하게 된다.
또한 이집트는 지리적 인접성과 가자 문제에 대한 역사적 관여로 인해, 이 연합 안보체제의 중요한 축이 된다.
결국, 이 다국적군은 단일 지휘관 아래에서 작전규칙과 구조를 합의해야 하는데, 이는 장기적이고 복잡한 협상이 될 것이다.
5. 하마스의 무장 해제라는 난제
하마스가 조건을 수용한다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어려운 과제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다.
무장 해제·동원해체·재통합(DDR) 절차는 본래 어렵지만, 지하 터널이 광범한 가자 지구에서는 훨씬 복잡하다.
또한 하마스가 다시 무장 세력으로 부활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방안도 문제다.
가자는 하마스의 근거지이며, 이 단체는 약 40년에 걸친 무장운동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6. 정치세력으로서의 하마스 문제
하마스가 무장조직의 성격을 버린다고 해도, 정치조직으로서의 향후 역할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하마스가 18년간 가자 지구를 통치해왔다는 점에서, 이 단체를 완전히 배제한 새로운 통치체계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경쟁할 만한 주류 정치세력이 가자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마스는 1987년 무슬림형제단 팔레스타인 지부에서 분리·탄생했으며, 그 뿌리는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따라서 ISF는 하마스를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social phenomenon)**으로 다뤄야 하며, 하마스가 다시 세력을 장악할 수 없는 새로운 환경 조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7. 가문·부족 세력 및 신치안대 육성
하마스의 퇴조로 생긴 **권력 공백을 메운 지역 무장 가문(clans)**들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ISF는 이들과 접촉하며, 하마스 외 세력으로부터 신생 치안대를 모집·훈련해야 한다.
동시에, 트럼프가 직접 의장을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조정할 것으로 알려진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ISF는 또한 식량·물·의료·주거 등 인도주의적 지원이 200만 명 가까운 가자 피난민에게 신속히 전달될 수 있도록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
8. 장기적 과제: 재건·개발·통치 개편
장기적으로 트럼프의 평화안은 가자의 복구·재건·개발 및 새로운 통치체제의 수립을 포함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은행(World Bank)**이 주도할 예정이며,
이는 곧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개편이 선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9. 10년 이상 지속될 사명과 지정학적 변화
요컨대 ISF의 임무는 최소 10년 이상 지속될 장기적 약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관계가 없는 사우디아라비아나 파키스탄이 참여하려면,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과 전례 없는 직접 협력이 필요하다.
즉, 그들은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협력해야 한다. IDF는 가자 국경을 계속 통제하며 일정한 주둔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러한 장기적 안보 협력은 중동 지정학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잠재력을 가진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해 약 2년 전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 진전이 중단되었고,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는 단기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가자 내에 아랍·무슬림 안보군이 장기 주둔하게 된다면, 이는 **이스라엘과 사우디·파키스탄 등 간의 사실상 실무 협력 관계(de facto working relationship)**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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