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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트럼프와 시진핑, 관리 중인 미중 경쟁

Geopolitical Futures / 2025년 10월 31일 /  Trump, Xi, and Managing Rivalry / 저자: Kamran Bokhari


미·중 경쟁 관리의 필요성

미국은 중국과 실질적으로 작동 가능한 공존 방식(modus vivendi) 을 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중국은 지역적으로는 강력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영향력이 제한된 ‘준(準)동등 경쟁자(near-peer competitor)’ 로 평가된다.
미국의 전략은 중국이 경제·기술적 성과를 군사력으로 전환하여 서태평양의 세력 균형을 바꾸는 것을 제한하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중국 권력의 역설을 인정해야 한다.
즉, 중국의 힘은 커지고 있지만 심화되는 경제적 어려움이 결국 그 상승 속도와 범위를 제약한다는 점이다.


트럼프-시진핑 회담: 완화인가, 봉합인가

10월 30일 한국의 한 미군기지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은 이런 불안한 역학을 잘 보여줬다.
중국은 펜타닐, 대두(soybean), 희토류 수출에 대한 약속을 했고, 미국은 일부 관세를 인하했다.
이는 전략적 변화라기보다 경제 마찰의 일시적 완화에 불과했다.

의제에서 대만 문제가 빠졌고, 동시에 트럼프가 핵실험 재개를 결정한 점
양측이 장기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라 당장의 취약점을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


양측의 정치적 취약성

트럼프 행정부는 국내 지지율 하락 속에서 단기적 외교 성과를 원했으며,
시진핑은 심각한 중국 내 경제문제에 대한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시 주석은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존재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한편,
양국이 상호 항만 이용료를 중단하고, 중국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재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숨통을 텄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여전히 경제, 기술, 안보 전반에 걸친 구조적 경쟁 상태에 머물러 있다.


중국 경제의 구조적 둔화

중국 경제는 내수 부진, 높은 청년 실업률, 민간 부문의 신뢰 위기로 구조적 둔화에 직면했다.
성장의 엔진이었던 부동산 시장은 과잉 부채와 미분양, 지방정부 재정 악화로 오히려 짐이 되었다.
정부는 국가 주도 투자와 수출 촉진 정책으로 경기 부양을 시도하지만,
그 효과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서방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정치적 정당성은 경제성장에 기반하지만,
기존 성장 모델은 글로벌·국내 환경 변화와 점점 맞지 않게 되고 있다.


소비 중심 전환 시도의 난관

중국은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으며,
공산당은 최근 4중전회에서 이를 ‘고품질 성장(high-quality growth)’으로 규정했다.
정부는 공공서비스, 고용,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고,
심지어 전략 산업 목록(2026~2030)에서 전기차를 제외하며 산업 과잉을 조정하려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환은 쉽지 않다.
가계소비는 정체된 임금, 높은 부채, 절약 성향으로 제한되고 있으며,
인구 감소와 노동력 축소가 내수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든다.
투자 중심 성장으로는 수출 부진과 소비 격차를 메우기 어렵고,
산업 재편이 자본 왜곡과 부문 간 불균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 제한, 세계 경기 불확실성, 국내 사회 불안
중국의 전환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이 변화가 지속 가능한 성장, 정치 안정, 전략적 영향력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시진핑의 권력 공고화와 군 개편

시진핑은 당과 인민해방군(PLA)의 대대적 개편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강화하고 있다.
72세로 세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그는 집단 지도체제였던 중국을 개인 독재 체제로 바꿨다.

그가 2013년에 집권했을 당시, 중국의 30년 고성장은 이미 둔화되고 있었다.
2008~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은 7% 미만으로 떨어졌고,
2020년 팬데믹 때는 2.3%까지 급락, 이후 평균 5.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력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한편 2023년 이후 그는 고위 군 간부 숙청을 강화,
수십 명을 해임하며 군 내 충성 확보권력 집중을 꾀했다.


군사력 과시의 모순과 의도

시진핑은 군 수뇌부를 숙청하면서 동시에 서태평양에서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전투 역량 강화보다는 협상용 지렛대 확보가 목적이다.
PLA는 실전 경험 부족으로 미군에 실질적 위협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의 군사적 과시는 무역·투자·기술 협상에서 워싱턴에 대한 협상력 강화라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다.


건강 이상설과 정치적 불안

최근 몇 달간 시진핑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면서
그의 결정력과 정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런 소문만으로도 투자자 신뢰, 외교 신호, 엘리트 내부 결속에 악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취약한 협상 지위

시진핑은 여전히 상대적 약세의 입장에서 트럼프와 협상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과 미국산 대두 수입 규모를 지렛대로 활용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구조적 약점을 보완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중국이 최근 도입한 K비자 제도(해외 기술 인재 유치 목적)
미국의 이민 규제 강화 속에 인재를 끌어들이려는 시도이지만,
이는 기술 경쟁력 강점이 아니라 오히려 취약성의 반영이다.

외국인 기술 인재들이 중국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언어 장벽, 사회 통제, 보상 수준, 근무 환경, 경제 불확실성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


미국의 과제: ‘관리된 경쟁’ 유지

미국에게 중요한 과제는 이 상대적 우위를 이용하되 자만이나 충돌로 빠지지 않는 것이다.
‘관리된 경쟁(managed competition)’의 안정적 리듬을 유지한다면,
미국은 지상 분쟁의 부담을 줄이고 서태평양 해양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20251031_trump-xi-and-managing-rivalry-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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