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정세메모

러시아-중국 관계, 빛을 잃다

2026년 2월 11일 / Geopolitical Futures / 
**「Russo-Chinese Ties Lose Their Luster」**

 

에카테리나 졸로토바


겉으로는 굳건해 보이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겉으로 보기에는 순조로워 보인다. 양국 지도자들의 발언을 들어보면 그렇다.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또다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치켜세웠다. 같은 주,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세르게이 쇼이구는 중국 외교부장 왕이와 회담을 가졌고, 이후 양국 국영 매체들은 우호 관계 증진과 적극적 대화를 강조했다.


거래적 관계의 한계

그러나 이전에도 지적했듯이, 양국 협력은 본질적으로 ‘거래적(transactional)’이다. 최근 양자 무역 흐름을 보면, 상호 실용성은 점차 약해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전통적 최대 교역 파트너였던 유럽연합(EU)과 단절되었다. 그 결과 러시아는 중국으로 방향을 틀었고,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수출시장 및 최대 수입 공급국이 되었다.

기술·상품·금융 접근이 감소하고, 안보 및 군사 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모스크바는 중국과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할 기회를 보았다. 한편 중국은 내수 진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수출 중심 경제 구조상 새로운 판매 시장이 필요했다.

서방 기업들이 철수한 이후 중국 제품은 그 공백을 빠르게 채웠다. 2024년 말 이후 중국 기업들은 러시아 농업·제조업 분야에서 합작투자 설립을 기대하며 대거 진출했다. 자동차에서 중국어 강좌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물결’이 밀려들었고, 이는 양국 협력 강화의 동력이 되었다. 그 대표적 결과가 2025년 발효된 상호 비자 면제 조치였다.


2025년, 무역 감소로 돌아서다

그러나 이제 협력은 정체되고 있다.

2025년 중국의 대러시아 교역은 2024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총 교역 규모는 2,280억 달러에 그쳤다.

  • 러시아는 여전히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지만, 2025년 러시아산 원유 수출은 물량과 금액 모두 감소했다.
  • 10월 초 기준 러시아의 대중 곡물 수출은 100만 톤 미만으로, 전년 대비 약 33% 감소했다.
  • 러시아 시장은 중국 소비재로 과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 2025년 중국산 스마트폰의 대러 수출은 1,600만 대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 자동차 산업의 경우 2025년 1~11월 대러 수출은 51만 3천 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 급감했다.

전반적인 수요 감소는 제재 환경, 상대적으로 강한 루블화, 자동차 및 기술 시장의 공급 부족, 그리고 러시아 내 부가가치세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국내 요인에 기인한다. 특히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계산 차이: 동맹인가, 거리두기인가

더 중요한 문제는 구조적 불신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더 깊은 협력’에 대해 서로 경계하고 있다.

  • 모스크바는 서방 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고려해 중국이 정치적으로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를 기대한다.
  • 반면 베이징은 정치·군사 동맹이 제재를 초래하고, ASEAN·EU·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을 우려한다.

중국 입장에서 러시아 시장은 이들 주요 경제 파트너보다 중요도가 낮다. 따라서 중국은 전략적·수익성 있는 사업에 한해서만 위험을 감수하려 한다.


금융 협력의 제약

금융 분야에서도 갈등이 존재한다.

양국은 무역 결제의 99%를 루블과 위안화로 처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제재로 인해 안정적이고 신속한 금융시장 접근이 차단되어 있다.

중국 은행들이 러시아 관련 결제를 처리하긴 하지만, 많은 거래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소형 지역은행이나 결제 대행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2차 제재(second sanctions)’에 대한 우려가 중국의 적극적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 은행의 자국 시장 진출도 꺼리고 있다. 현재 상하이에 지점을 두고 베이징에 대표사무소를 운영하는 러시아 은행 VTB만이 위안화 거래를 처리한다.

더 나아가 2026년 초 중국은 금융기관 고객에 대한 강화된 실사(due diligence) 규정을 도입했는데, 이는 중국 은행을 이용하는 러시아 기업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 확대를 둘러싼 신중함

모스크바는 더 많은 중국 직접투자를 원하지만, 중국 투자자에게 통제권을 넘기려 하지는 않는다.

현재 중국의 대러 투자 규모는 연간 30억 달러를 거의 넘지 않으며, 극동 및 시베리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러시아는 이 국경 인접 지역에서의 중국 자본 확대를 안보 위협으로 인식한다.

러시아는 중국이 현지 생산(localization)을 확대하길 원하지만, 중국은 러시아의 미개발 첨단 산업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적다. 대신 완제품 수출을 선호한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목재 가공, 정유, 물류, 관광 등 전통 산업이나 틈새 프로젝트에만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덤핑 우려와 자동차 산업 갈등

러시아는 중국 기업과 상품의 과도한 시장 침투를 경계하고 있다. 특히 덤핑(dumping) 우려가 크다.

2025년 말 러시아 자동차 업계는 중국이 자국 시장에 덤핑 수출을 한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차량 수입·생산 시 의무적으로 부과되는 ‘재활용 수수료(recycling fee)’를 인상했다. 이는 환경친화적 폐기를 보장하는 일회성 납부금이다. 그 결과, 해당 수수료가 면제되는 중고 외제차 수요가 증가했고, 동시에 중국 자동차 수출은 위축되었다.


수사는 강화되지만, 실질은 정체

러시아와 중국 간 외교적 수사는 계속 강화될 것이다. 서방과 대립 중인 러시아로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과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구조적 장벽은 여전히 존재하며, 양측 모두 이를 서둘러 제거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올해 무역이나 경제 관계 전반이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할 이유는 거의 없다.

 

20260211_russo-chinese-ties-lose-their-luster-geopoliticalfutures-com.pdf
0.07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