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앵글로스피어 국가들에서 두드러지는 모집·유지 문제
By: Ronan Wordsworth
2025년 9월 2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군 인력 부족 문제
세계 각국 군대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영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단순히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롭게 창출되는 직종을 충원할 다양한 구성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영국이 가장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지만, 문제는 국경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 호주는 지난 12개월 동안 신기록적인 신규 입대자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14년 연속 모집 목표 미달을 기록했다.
- 캐나다는 1만 명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 뉴질랜드는 16%의 이탈률 문제를 겪고 있다.
- 미국은 최근 1년 새 모집률을 10% 늘리며 개선세를 보였지만, 그 이전에는 오랜 기간 감소세를 겪었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커지는 긴박감
사실 인력 부족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중국 부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서방 정부들은 한층 절박함을 느끼게 되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에 지역 방위 부담을 더 떠넘기려 한 정책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의 애국심과 군 복무 의지를 자극하려는 새로운 모집 노력이 진행 중이다.
두 가지 핵심 문제: 모집과 유지
군대는 모집(recruitment)과 유지(retention) 두 가지 난관에 직면해 있다. 첨단화가 진행될수록 이 과제는 더 어려워진다.
- 모집관들은 TikTok,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비디오 게임 등 새로운 채널을 활용했지만 부족 현상은 여전하다.
- 영국은 단기·파트타임 복무 제도를 도입해 장기 복무를 꺼리는 지원자들을 끌어들이려 했고,
- 호주는 특수 기술 보유자가 초급 훈련을 생략하고 고위 계급으로 입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 미국은 재정적 인센티브와 광고 캠페인을 활용해 모집과 유지에 나서고 있다.
숙련병 유지는 군의 생명선
군대는 세대 간 기술·경험 전승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하사관과 장교가 하급 병력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숙련병의 이탈은 단순한 숫자 감소 이상으로 심각하다. 특히 고급 기술 분야에서 숙련된 병사를 잃는 것은 신규 모집 실패보다 훨씬 큰 타격이다.
병력 구성 불균형의 위험
모집 부족은 군 내부의 계층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고위 지휘관이 많아도, 명령을 실행할 하급 병력이 없으면 전투 준비태세와 전투력이 무너진다. 영국군은 이미 이러한 불균형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새로운 전문 분야의 확대
최근 전쟁은 군대의 직종 범위를 크게 확장시켰다.
- 사이버 전력, IT, 소프트웨어·네트워크 공학은 과거 군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았으나,
-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제조·운용 전문가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AUKUS(미·영·호 3국 안보 동맹)의 새로운 드론 전력은 기존 병력과 신규 모집 인력이 모두 필요하다.
미국의 대규모 투자
미국은 매년 최대 6억 달러 규모의 마케팅 캠페인을 벌이고, 학자금 대출 상환 지원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TikTok, 유튜브 등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어 젊은 층에 다가가고 있다. 이런 전략은 소득 안정성을 원하는 인구층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냈고, 2024년 모집률이 급증했지만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호주의 구조적 문제
호주의 모집·유지 부진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경직된 조직문화, 인사 이동 문제, 제한된 지원자 풀 때문이다. 낮은 실업률로 인해 젊은 세대가 민간 기업을 선호하는 점도 큰 요인이다. 군 급여 수준은 이미 국가 중위소득보다 높아 단순한 임금 인상은 효과가 미미하다.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6만9천 명, 2040년까지 8만 명 확보를 목표로 하지만, 현재 2024-25 회계연도 기준으로 6만1,189명에 불과하다. 이를 달성하려면 대폭적인 모집 확대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영주권자 및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 시민(미·영·캐·뉴)**에 대한 문호 개방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실제 지원 가능 인구는 극히 제한적이다. 17~24세 인구 중 입대 요건(건강, 범죄·약물 전력 없음, 최소 학력 충족 등)을 만족하는 비율은 16%에 불과하며, 설문에 따르면 호주가 공격받을 경우 자원하겠다는 응답은 6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영국의 심각한 위기
영국은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 2024년 국방장관 존 힐리는 “매달 모집보다 300명이 더 이탈한다”고 밝혔다.
- 무장군 인력 차관 루크 폴라드는 현 정부가 “모집·유지의 위기를 물려받았다”고 했다.
- 2024년 조사에 따르면 현역 군인의 58%가 사기 저하를 호소했다.
2010~2023년 사이 영국 육군은 2만2천 명 이상 부족했고, 이는 2024-25년 목표인 19만8천 명 달성에 큰 걸림돌이다. 특히 Z세대는 군대를 의미·매력 없는 경직된 직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라크·아프간 전쟁의 부정적 이미지도 여전히 남아 있다.
영국의 대응 조치
영국 정부는
- 35%의 신규 입대자 급여 인상,
- 가족 주거·보육 지원, 교육 보조금 제공,
- 구시대적 의료 기준 완화,
- 10일 내 조건부 채용, 30일 내 훈련 개시 등 신속 채용 절차 도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영연방 국가 거주자까지 모집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미국 모델을 배우는 영국과 호주
호주와 영국은 미국 사례를 참고해 안정적인 커리어 보장, STEM 분야 대학 연계, 디지털 혁신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주거 개선, 가족 지원, 안정적 인사 배치를 통한 유지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 모집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유지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규 인력은 곧 이탈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앵글로스피어 밖의 사례
- 일본은 AI·자동화와 임금·복지 향상으로 인력 부족을 보완하려 한다.
- 독일은 18세에게 병역 관련 설문을 의무화했다.
- 북유럽은 징병제로 부족 인력을 충원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유인책이 없거나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장기적으로 모집 난항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정학적 파급효과
군 인력 부족은 단순한 국내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영향을 초래한다. 호주와 영국 같은 중견국은 전문화된 군대를 유지해야 동맹국과의 신뢰를 지킬 수 있는데, 모집 실패는 NATO·AUKUS 등 집단방위 체제 이행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호주가 AUKUS에서 핵추진 잠수함 소규모 보유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인력 부족이다.
결론: 전략적 리스크로 이어지는 인력 위기
군대가 유연성·목적·기술을 중시하는 세대에 맞춰 신속히 변모하지 못한다면, 인력 부족은 전략적 취약점으로 이어질 것이다. 영국과 호주가 성공적으로 대응한다면 다른 서방 국가들이 뒤따를 것이고, 실패한다면 국내 군사력 약화뿐 아니라 동맹 내 부담 분담에도 심각한 균열을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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