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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러시아에 대한 기이한 공포

Geopolitical Futures / 2025년 12월 29일 / **George Friedman, 〈The Strange Fear of Russia〉**


 

러시아의 확장에 대한 우려

러시아가 벨라루스로 진입하고,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를 공격하며, 흑해 일대에서 대규모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많은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가 현재 점령하고 있는 비교적 작은 영토에서조차 철수하지 않은 채 끝날 경우, 모스크바가 옛 소련의 국경을 복원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급속히 진격할 것이라 두려워한다.


실제 전장 성과와 공포의 괴리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군 성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이런 공포가 존재한다는 점은 기이하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시작된 지 거의 4년이 지났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만을 통제하고 있을 뿐이며, 전선에서는 소수의 마을과 소도시를 놓고 소모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다.
사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한다는 초기 목표에 실패했다. 이는 현재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키이우 점령 시도가 좌절된 것만 보아도 분명하다.


우크라이나의 한계, 러시아의 실패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현재 점령 지역에서 몰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러시아 역시 4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꺾거나 실질적인 영토 확장을 이루지 못했다. 이는 러시아 군사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러시아는 훨씬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고, 전쟁이 이처럼 성과 없이 장기화될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다. 이는 분명 모스크바가 계획했던 전쟁이 아니다.


병력 부족과 불안정한 동원 방식

현재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과 기타 개발도상국에서 병사를 모집하며, 큰 보수와 러시아 시민권을 대가로 복무를 제안하고 있다. 또한 40~50대 남성까지 징집해 전투에 투입하거나, 젊은 병력을 전선으로 보내기 위한 대체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때 의존했던 용병 전략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바그너 그룹은 2023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쿠데타를 시도하기까지 했다.


드론 공습의 한계

일부에서는 러시아 육군은 무능했을지 몰라도, 드론 공격을 통해 다른 국가들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반박은 두 가지다.
첫째, 이제 많은 국가들이 드론을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
둘째, 더 중요하고 흥미로운 점은 도시 폭격이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공중 폭격은 전쟁을 끝내지 못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 함부르크 등 수많은 도시들이 집중 폭격을 당했다. 유인 항공기든 드론이든 결과는 같다. 흥미로운 점은 런던 폭격도, 독일과 일본 도시들에 대한 공습도 항복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경우조차 원자폭탄 투하 이후에야 항복이 이루어졌다.
미국의 하노이 공습도 마찬가지였다. 전쟁을 결정지은 것은 공중 폭격이 아니라, 영토를 점령한 지상군이었다. 폭발물은 막대한 피해와 고통을 초래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적을 패배시키지 못한다.


러시아 군사력의 한계

러시아는 핵무기를 제외하면 주요 전력을 숨겨두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훨씬 작은 국가이자 군사력도 열세인 우크라이나를 이기지 못했다.
전쟁을 포기하지 않고, 한계적인 영토를 두고 소모전을 벌이는 러시아의 모습은 그 군사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보여준다. 방어는 소규모 지역에서도 가능하지만, 대규모 정복은 훨씬 어렵다.


전쟁 지속의 정치적 이유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제안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의 합의조차 거부한 것은 군사적 이유라기보다 정치적 두려움 때문이다.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것은 실패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고, 이는 러시아 지도부에게 심각한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외국군의 직접 개입 없이, 물자와 정보 지원만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견뎌냈다는 점은 러시아의 실패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왜 여전히 러시아를 두려워하는가

그렇다면 왜 러시아가 제한된 영토를 유지하도록 허용할 경우, 곧바로 전방위적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두려움이 퍼져 있는가?
러시아는 발트 3국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5개국, 남캅카스 지역까지 잃었다. 이 지역들은 현재 독립국이며, 미국의 영향력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은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인 회담을 가졌다.


경제적 현실과 군사 재건의 한계

푸틴 집권 하의 러시아는 지정학적 실패의 연속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50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군사력을 빠르게 재건할 능력을 크게 제한한다.
15만 명 이상의 러시아 병사들이 목숨을 잃은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를 유지한다고 해서, 러시아 이웃 국가들이 갑자기 취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냉전의 유산이 만든 공포

유럽과 미국에서 소규모 영토 양보가 러시아의 대규모 침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은 냉전의 유산이다. 당시 서방은 소련을 압도적으로 강력한 군사 강국으로 인식했고, 이러한 공포가 정치 문화에 깊이 각인되었다. 오늘날의 러시아 공포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러시아는 약화되고 손상된 국가다. 군은 극도로 피로해 있으며, 경제적 취약성은 재무장을 어렵게 만든다.
현실에 기반한 합의는 우크라이나에게 영토 일부를 잃는 대가를 요구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며 러시아에 새로운 침략 능력을 부여하지도 않는다.


러시아의 비극과 가장 낮은 비용의 해법

러시아의 비극은, 외부 세계를 설득하기 위해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숨겨진 힘’을 가장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런 힘은 없다. 전쟁 이후 러시아인들은 더 많은 승산 없는 전쟁이 아니라, 이 상황을 초래한 지도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의 실패라는 현실에 기반한 합의가 가장 비용이 낮은 선택지다. 이를 위해서는 서방이 러시아의 약점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20251229_the-strange-fear-of-russia-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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