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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중동의 새로운 정상(New Normals in the Middle East)

 **Geopolitical Futures / Kamran Bokhari/  2026년 1월 2일 / 「New Normals in the Middle East」**

1. 미국 역할 축소와 지역 강대국들의 재조정

중동은 미국이 일부 안보 책임을 지역 동맹국들에게 넘기면서 전략적 재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 지역의 네 핵심 국가, 즉 터키·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이란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각자의 안보 태세를 재설정하고 있다. 그 결과, 상호 반응을 예측하거나 견제하고, 혹은 이를 활용하려는 과정에서 새로운 연합과 균열선이 형성되고 있다
.
이러한 맥락 속에서 최근 몇 주간 주목할 만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 12월 31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동지중해에서 터키의 이익을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블루 홈랜드(Blue Homeland)’ 교리를 재차 강조했다.
    • 12월 30일,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우디-예멘 국경 인근 두 개 주를 장악한 예멘 분리주의 세력에게 전달되던 무기 수송을 공습했다. 해당 무기가 UAE에서 공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는 걸프 협력국 간의 전례 없는 균열을 의미했다.
    • 12월 26일, 이스라엘은 소말리아의 분리 지역인 소말릴란드를 독립국으로 공식 인정하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 12월 23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리스·키프로스 정상들과의 행사에서 터키의 ‘제국 재건’ 시도를 경고하는 발언을 했다.
    • 12월 22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이란 외무장관은 『Foreign Affairs』 기고문을 통해 미·이란 간 반세기 적대관계를 넘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국내 개혁이 국가안보의 핵심 과제가 되었다고 밝혔다 .

이 모든 움직임은 미국의 느슨해진 안보 구조에 적응하려는 중동의 현실을 보여준다.


터키: 공백을 기회로 바꾸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은 이란을 약화시켰고, 이는 터키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남부 지역 영향력 확대에 대한 주요 제약을 제거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라는 이란의 핵심 대리세력이 거의 파괴되면서, 비국가 행위자를 통한 이란의 권력 투사는 크게 약화되었다. 그 결과 2024년 12월 시리아 정권 붕괴가 발생했고, 터키가 지원하는 이슬람주의 정부가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터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시리아 정부의 정당성을 강화했다(카타르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가자지구 휴전과 미국이 제안한 20개 항 평화 계획은, 터키가 주도하는 국제 안정화군 구상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터키는 다른 전선에서도 입지를 강화했다.

  • 이집트와의 관계 심화(가자 정책 공조 및 KAAN 5세대 전투기 사업 참여)
  • 리비아의 트리폴리 정부와 벵가지 정부 모두와 관계를 구축하며 동지중해 영향력 확대
  • 수단,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

이로써 터키는 동지중해에서 아프리카의 뿔까지 영향력을 투사하는 지역 강국으로 부상했으며, 미국은 점차 터키를 중동 안정화의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


이스라엘: 터키 부상에 대한 전략적 위기의식

이스라엘의 시각에서 터키의 영향력 확대는 심각한 위협이다. 과거 터키의 지역 개입은 미국의 이해관계에 종속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미국이 터키에 지역 부담을 분담시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시리아에서 이스라엘은 터키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드루즈·쿠르드족 등 소수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터키가 가자 전후 질서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며, 가자 국제 안정화군에 터키 병력이 포함되는 것을 저지하려 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가자 사후 질서를 감독할 ‘미국 주도 평화위원회’에서 에르도안을 배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동지중해에서는 그리스·키프로스와의 협력을 강화해 터키를 견제하고 있으며, 북아프리카에서 선택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소말릴란드 승인은 터키 활동을 감시·대응하기 위한 전초기지 확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는 동시에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신중한 균형 외교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 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충돌, 그리고 내부 정치·경제 위기로 인해 역외 영향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이에 따라 리야드는 이란 위협을 예전만큼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
동시에 사우디는 시리아 문제에서 터키와의 공조가 자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이슬람주의 세력에 대한 과거의 반대 입장과는 다른 접근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로 인해, 사우디는 아브라함 협정에 따른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서두르지 않게 되었다
.
국내 및 지역 여론 역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신뢰할 만한 경로가 마련되기 전까지 이스라엘과의 공개적 협력을 제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UAE와의 전략적 균열이 두드러졌는데, UAE는 이스라엘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 터키 견제, 이슬람주의 무관용 노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예멘 문제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사우디는 남부 국경 불안을 용납할 수 없지만, UAE는 예멘 분단을 기정사실로 보고 남부 분리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더 넓게 보면, 사우디는 보수적이고 위험 회피적인 국가로서 지역 안보를 단독으로 주도하려 하지 않으며, 파키스탄과의 상호방위협정 체결 및 가자 안정화군에서의 역할 분담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란: 내부 전환과 대외 전략의 재설정

네 국가 중 이란은 가장 독특한 상황에 처해 있다. 40년간 추진해온 아랍권 침투 전략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동시에 성직자 중심 체제에서 군부 중심으로의 권력 이동이 진행 중이다. 12일간의 이스라엘과의 전쟁은 혁명수비대(IRGC) 핵심 인사 다수를 제거하며 이 변화를 가속화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실용주의적 군인·정치인·성직자 연합이 체제 전환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후계 문제를 넘어, 체제의 정당성과 통치 방식 전반을 재조정하는 과정이다. 사회·정치·경제 개혁을 통해 내부 안정을 도모하려 하며, 이 과정의 핵심은 미국과의 일정 수준의 관계 정상화다.
자리프의 『Foreign Affairs』 기고는 이러한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그는 미국과의 적대가 더 이상 이란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전면적 화해가 아닌 예측 가능하고 관리된 적대 관계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 개혁을 이념적 후퇴가 아닌 체제 생존을 위한 전략적 필수 요소로 규정했다
.
이러한 글은 최고 지도부의 승인 없이는 발표될 수 없는 성격의 것이며, 현재 이란은 대규모 시위와 내부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시위대와 직접 협상에 나서고 있다.


결론: 구조적 재편의 시작

이란의 내부 혼란과 동시에, 중동 전체는 권력 균형과 전략적 정렬이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터키의 영향력 확대는 이스라엘과의 마찰을 증폭시킬 것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각기 다른 제약 속에서 과거 수십 년간의 전략적 선택을 반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new-normals-in-the-middle-east-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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