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political Futures / 2026년 1월 22일 /
**「Turkey, Israel and the New US Geostrategy」(저자: Kamran Bokhari)**
1. 부담 분담·전가 전략과 중동이라는 시험장
미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담 분담(burden-sharing)**과 **부담 전가(burden-shifting)**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지정학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시험장이 바로 중동이다. 이 지역에서 워싱턴은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세 핵심 동맹국, 즉 터키·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세력 균형을 도모하는 동시에, 지역 최대의 적대국이었던 이란의 급속한 쇠퇴라는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핵심 문제는, 역사적으로 중동에서 가장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안보 파트너였던 이스라엘과, 현재 중동의 지배적 행위자로 빠르게 부상 중인 터키 사이의 경쟁이다. 이스라엘에게 터키의 부상은 — 그것도 미국의 묵인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 약 50년 전 이집트와 평화조약을 체결한 이후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다.

2. 가자 전쟁 이후 변화한 지역 안보 구조
이스라엘의 2023년 10월 하마스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은 중동의 안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2년이 지난 시점에서 하마스 고위 지도부 다수가 사망했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새로운 부담 분담 전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다국적 평화유지군과 가자지구의 행정·재건을 감독할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구성을 제안했다. 이 문제를 계기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었다.
가장 최근인 1월 2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워싱턴과 “일정한 분쟁(dispute)”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가자 평화유지군에서 터키와 카타르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3. 이란 세력권의 붕괴와 체제의 위기
2023년 말 이후 또 하나의 중대한 변화는 이란의 영향권이 급격히 붕괴했다는 점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이 붕괴 수순에 들어간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결정적 계기는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12일 전쟁이었다. 이 전쟁은 이란 체제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2025년 말부터 2026년까지 이어진 대규모 국내 불안을 촉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현재 이란 정권의 미래는, 미국과의 반세기에 가까운 적대 관계를 종식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이란 외무장관은 1월 20일자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력에 의한 체제 전복 시도를 포기하고 외교에 다시 기회를 줄 것을 호소했다.
4.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변화: 터키의 부상
그러나 이 모든 변화보다 더 느리지만 덜 극적인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바로 터키가 지역 핵심 행위자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워싱턴의 나토(NATO)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게, 터키는 자국 주변 지역에서 지배적 영향력 확보를 추구하고 있다.
글로벌 위험 노출을 줄이려는 미국 행정부에게, 이러한 성향을 가진 파트너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5. 터키–사우디 협력과 그 한계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의 부담 분담 구상을 이끌 수 있는 국가는 터키 외에 없다. 그러나 앙카라조차 단독으로 이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막대한 재정력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보조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리아 신정부 지원과 같은 일부 사안에서는 터키와 사우디의 이해가 점점 일치하고 있지만, 이는 완전한 결합은 아니다. 자체 군사력이 제한적인 사우디는 터키가 아랍 세계에서 지나치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해 9월 파키스탄과 상호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미국의 전략 목표에도 부합한다.
이 밖에도 예멘 문제와 지역 비전에 대한 차이로 악화된 사우디–UAE 관계, 그리고 독자적 안보 노선을 유지하며 터키와 가까운 카타르 등 여러 균열선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위원회 구상이 보여주듯, 전후 가자지구 관리와 팔레스타인 문제를 위해 이슬람·아랍 국가들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집필 시점 기준으로 터키, 사우디, 이집트, 요르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카타르, UAE 등이 참여를 공식 확인했다.
6. 이스라엘이 직면한 새로운 전략적 도전
이스라엘에게 이러한 지역 안보 접근법은 전례 없는 도전이다.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은 미국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중동 파트너였다. (터키는 나토 회원국이었지만, 냉전 시기 이해관계는 주로 쿠르드 분리주의 대응에 국한되어 있었다.)
1973년 전쟁 이후 이집트와의 위협 관계가 해소된 뒤,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로부터의 중대한 국가 차원의 위협을 받지 않았다. 이후 주요 위협은 비국가 행위자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이었고, 이란이 미국의 적대국이었던 점은 오히려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위협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는 데 성공하면서, 특히 북부 전선의 전략 환경은 완전히 재편되었다.
7. 터키가 ‘문 앞’에 나타난 이스라엘
이제 상황은 훨씬 복잡해졌다. 평화위원회의 성장으로 인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일방적으로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능력은 약화되고 있다. 동시에, 터키가 지원하고 미국이 뒷받침하는 시리아의 이슬람주의 성향 수니파 정부의 등장은 이스라엘에 새로운 전략적 부담을 안겼다.
과거와 달리, 이스라엘은 이제 터키가 바로 국경 인근에 존재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동부 시리아에서 쿠르드 세력으로부터 지역을 탈환한 것도, 쿠르드 분리주의를 억제하려는 터키의 이해와 맞닿아 있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이 붕괴되기 전인 2024년 12월, 골란고원 남서쪽을 넘어서는 전진 작전 거점을 구축하는 등 대응에 나섰고, 시리아 내 드루즈 소수민족과의 관계를 활용해 터키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했다.
8. 충돌을 피하려는 터키, 그러나 구조적 충돌은 불가피
터키는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시리아 문제로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도,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의 중재로 진행된 협상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앙카라는 워싱턴의 중개 아래, 시리아 신정부와 이스라엘 간 직접 대화도 장려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중동과 서아시아에서 자국의 영향권을 재구축하려는 노력은,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 이해와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이것이 바로 이스라엘이 가자 국제안정군에 터키가 참여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다.
9. 미국 중동 전략의 근본적 전환
미국의 중동 전략은 지금 근본적인 재편 과정에 있다. 사실상 워싱턴은 이스라엘 중심의 양자 안보 체제에서 벗어나, 다자적·파트너십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기타 역내·역외 국가들을 포함한 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부담과 영향력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구조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직접적 개입 부담을 줄여주지만,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지역 갈등의 토대를 깔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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