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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이란 체제의 위기

 Geopolitical Futures 2026년 2월 5일
**Kamran Bokhari, 〈Iran’s Regime Is Headed for a Hard Landing〉**


이란 혁명 47주년을 앞둔 체제의 위기

1979년 이란 혁명 47주년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이슬람 공화국은 축하와는 거리가 먼 극복하기 어려운 정치·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거의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이란과 미국(워싱턴)의 갈등도 중대한 분수령에 이르렀다.

이란의 엘리트 세력은 내부적으로 분열돼 있지만, 붕괴되어 가는 기존 질서의 최소한의 형태라도 보존하려면 트럼프 행정부와의 타협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 목표는 내부 정치적 파열을 피할 만큼만 양보 범위를 제한하면서도, 대중의 불만을 달랠 수 있을 정도의 제재 완화를 얻어내는 것이다. 설령 체제 붕괴를 피한다 해도, 이번 위기와 그에 뒤따를 가능성이 큰 타협 이후 이슬람 공화국은 이전과 같은 모습일 수 없다.


수년간 진행된 체제 기반의 침식

이슬람 공화국의 기반은 이미 수년 전부터 흔들리고 있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제도적 부패와 보수 진영 내부의 극단적 파벌화가 심화되면서, **실용주의자(pragmatists)**로 이루어진 느슨한 연합이 제한적이나마 발판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동시에 체제의 핵심 축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역시 부패, 내부 불화, 고위급 인사 암살로 인해 약화됐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지역 전쟁, 그리고 특히 지난해 6월의 이스라엘–이란 간 12일 전쟁 이후, IRGC가 40년간 유지해 온 지역 전략은 사실상 붕괴했다.


정규군(아르테쉬)의 부상과 권력 구조의 복잡화

이런 결과로 인해, 역사적으로 주변부에 머물던 **정규군(아르테쉬, Artesh)**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IRGC는 여전히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 영향력, 내부 치안, 통신, 방위 산업을 장악하고 있어 막강한 권력 중심으로 남아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수십 년 중 엘리트 내부 합의를 도출하기 가장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환경에서 실용주의자들은 국내외에서 거래와 중재를 수행하며,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체제 전반의 추가적인 불안정을 막는 핵심 중개자로 부상했다.


실용주의자와 강경파의 이해 충돌

실용주의자들은 본질적으로 즉각적인 권력 상실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양보에 더 개방적이다. 그러나 **강경파(hardliners)**를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이란에서 강경파의 존재 이유는 **현상 유지(status quo)**에 크게 의존한다.

이념은 태도의 변화 폭을 제한하지만, 강경파에게 양보는 정치경제적 지위의 약화와 권력 침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방해와 저항은 단순한 이념적 반사작용이 아니라 합리적 전략이 된다.


미·이란 협상: 국내 정치 압박을 의식한 줄다리기

비공식 접촉과 공식 협상 모두에서, 미국과 이란의 협상가들은 각국 내부 정치가 협상 유연성을 어떻게 제한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라늄 농축 제로, 엄격한 미사일 제한, 이란 대리세력에 대한 통제 강화를 요구하면서도, 이란 내부의 분열된 파벌 구조가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반대로 이란 지도부 역시 9개월 후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유권자들에게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 결과, 이번 협상은 포괄적 합의보다는 점진적 양보의 교환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며, 양측은 국내 정치적 역풍을 피하면서 지렛대를 극대화하려 할 것이다.


결정적 차이: 협상이 절실한 쪽은 이란

그러나 양측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이란 체제는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으며, 협상 없이는 스스로를 안정화할 수 없다. 전쟁을 감수하겠다는 수사에도 불구하고, 테헤란은 미국의 공습이 체제의 하강 국면을 가속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합의에 대한 긴급한 압박을 받지 않는다. 제한적인 군사 행동만으로도 강경한 지도력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사 옵션과 그 정치적 목적

워싱턴이 군사 옵션을 고려하는 목적은 표적 타격을 통해 이란 내부 정치 지형의 재편을 유도하는 데 있다. 즉, 강경파를 약화시키고 실용주의자들이 양보를 수용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유형과 규모의 군사 행동이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목표물이 가장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IRGC 지휘부와 공격용 군사 자산에 대한 타격은 의도한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체제를 재편하되 광범위한 불안정을 촉발하지 않도록 극도로 정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이란의 보복 능력과 체제 안정성의 한계

이란은 중동 전역의 미군 시설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진짜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의 군사 행동이 시작된다면, 가장 먼저 이란의 보복 능력을 무력화하는 것이 1차 목표가 될 것이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

설령 일부 미사일이나 드론이 남아 보복에 사용된다 해도, 군사적 충돌 자체가 이미 약화된 체제 안정 유지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유혈 진압의 후유증과 재점화될 민심

정권은 최근의 대규모 시위를 진압했지만, 그 대가는 매우 컸다. 반체제 인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망자는 수만 명에 이를 수 있으며, 정권이 인정한 수치만 해도 최소 5,000명이다. 이는 결코 낮은 숫자가 아니다.

진압은 일시적으로 봉기를 잠재웠지만, 만약 미국의 군사 행동으로 체제가 더 약화되는 모습이 대중에게 포착된다면, 이는 또 다른 대규모 분노의 폭발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


피할 수 없는 ‘거친 착륙’

정권에 더 치명적인 것은, 효과적인 미국의 타격이 체제 내부의 남은 결속마저 산산이 부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자들은 이를 피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정권은 지금 강경파를 다루든지, 아니면 이미 적대 행위가 시작된 이후에 그들을 상대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이란 체제가 ‘거친 착륙(hard landing)’을 피할 방법은 없다. 남은 질문은, 화해 불가능한 세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고립시키며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이다.

 

20260205_irans-regime-is-headed-for-a-hard-landing-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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