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2일자 Geopolitical Futures 기사 **“Russia’s Calculated Silence on the India-Pakistan Conflict”**
부제: 러시아는 남은 몇 안 되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해칠 여유가 없다.
작성자: 예카테리나 졸로토바 (Ekaterina Zolotova)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러시아
지난주, 파키스탄 총리의 특별보좌관이 인도와의 최근 무력 충돌을 논의하고 긴장 완화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며칠 전에는 인도 대표단이 모스크바에서 파키스탄이 국경을 넘는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러시아에 인도의 대테러 노력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는 중재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는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두 핵심 파트너 사이에서 재정적, 무역적, 군사적 관계를 해치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방의 제재로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는 어느 쪽과도 관계 악화를 피하려 한다.
비서방 세계에서 입지를 강화할 기회
두 핵보유국 사이의 중재자가 된다는 것은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비서방 지역 기구들의 매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는 모두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회원국이며, 지난해 파키스탄은 러시아 및 인도와 함께 브릭스(BRICS)에 가입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혔다. 이 기구들의 강화는 특히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러시아와 글로벌 사우스를 더욱 밀착시킬 수 있다.
과거의 중재 경험과 실패의 교훈
러시아(과거 소련)는 과거에도 이 지역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 적이 있다. 소련은 1965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평화를 위한 타슈켄트 선언(1966)을 중재했지만, 이 협정은 카슈미르 분쟁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 이후 소련의 중재 노력은 실질적으로 종료되었다.
러시아는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중재에 참여해 국제적 신뢰를 잃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제재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외교적 명분보다 실질적인 무역 유지가 더 중요하며, 인도나 파키스탄 중 어느 한 쪽을 잃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러시아가 인도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이유
만약 러시아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면 인도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소련 시절부터 인도는 러시아 정치 문화에서 ‘우호적인 파트너’로 인식되어 왔다. 양국은 대테러 협력을 포함한 공식 협정을 맺고 있으며, BRICS와 SCO 내의 공동 활동도 활발하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와 무기의 중요한 구매국이다. 지난 3년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10배 증가했으며, 3월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로스네프트(Rosneft)와 인도 리라이언스(Reliance) 간 하루 50만 배럴 원유 공급 계약 등 장기 계약은 러시아에 막대한 수익을 제공한다.
또한 인도는 S-400 방공 시스템의 주요 구매국이며,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브라모스(BrahMos) 미사일은 최근 인도-파키스탄 충돌에서 활약해 러시아의 군사 협력 확대 기대를 키웠다. 다만, 최근 인도는 군용 수송기, 순찰기, 라팔 전투기, 아파치 헬기 등 서방산 무기 구매도 확대하고 있다.

파키스탄과의 신흥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러시아는 인도만큼 중요한 상대는 아니더라도, 파키스탄과의 새로운 관계도 쉽게 끊을 수 없다. 파키스탄은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와 협력 의지를 보이는 드문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무자헤딘 지원과 소련-인도 우호 관계 때문에 양국 관계가 냉각됐지만, 파키스탄이 SCO에 가입하고 러시아와의 대테러 협력에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2014년 러시아는 파키스탄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고 군사 협력을 시작했으며, 2016년 이후에는 정기적인 합동 군사 훈련도 실시 중이다. 2024년 10월에도 합동 훈련이 있었고, 2025년 3월에는 양국 해군이 아라비아해에서 공동 훈련을 했다.
경제 협력의 확대
러시아는 동쪽에서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모색하면서 파키스탄과의 경제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2015년에는 카라치-라호르를 잇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계약이 체결되었고, 2023년에는 장기 원유 공급 계약이 체결되었다. 앞으로 몇 년 내에 파키스탄은 자국 원유 수요의 최대 30%를 러시아산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재로 인해 결제 수단에 제약이 있지만, 파키스탄은 바터 거래나 중국 위안화를 활용해 교역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10월, 모스크바에서는 첫 번째 러시아-파키스탄 투자 포럼이 개최되어 70여 명의 파키스탄 기업가와 100개 이상의 러시아 기업이 참석했다.
지정학적 가치로 부상하는 파키스탄
파키스탄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러시아에 더욱 매력적인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의 교차점에 위치한 파키스탄은 무역 통로와 항만에서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러시아가 탈레반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고 중국이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간 외교 관계를 개선함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이 포함된 경제 회랑이 현실화될 수 있다. 2025년 4월에는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을 통과하는 트랜스-아프간 철도 사업을 진전시켰다.

결론: 행동과 무대기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한 러시아
러시아-인도 전략관계 25주년을 맞아, 인도 주재 러시아 대사는 양국 관계의 핵심은 ‘신뢰’라고 강조하면서도, 신뢰는 ‘한순간에 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것이 바로 현재 모스크바의 딜레마다.
인도는 러시아와의 무역 규모가 파키스탄을 압도할 정도로 크며, 제3자 중재를 원하지 않고 러시아가 자국의 대테러 작전을 지지해주기를 기대한다. 반면 파키스탄은 러시아의 중재를 환영하고, 미개척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크렘린은 관망 모드에 머물며, 행동과 무대기 사이의 비용을 저울질하고 있다. 전략적 영향력, 에너지 및 국방 수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어떤 방향으로든 실수를 할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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