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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러시아를 압박하는 무역협정들

2025년 7월 29일자 Geopolitical Futures 기사:

그러나 최근 관세 합의에서 간과된 요소는 바로 중국이다
저자: 안토니아 콜리바사누(Antonia Colibasanu)


미국-유럽 무역 합의와 러시아 압박

2025년 7월 27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새로운 무역 협정 틀을 발표하며 대서양 양측 관계에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 이 합의는 미국과 일본이 유사한 협정을 체결한 지 불과 닷새 만에 나왔다. 별도로, 7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 휴전에 동의하라는 50일 기한을 10~12일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 기한 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는 국가들에 대한 2차 제재성 관세를 포함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이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시도를 전혀 늦추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조치들이 서방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된 움직임으로 보일 경우,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합의의 세부 내용

미국-EU 간 무역 프레임워크는 아직 공식 문서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자회견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새로운 상호 이해가 형성되었다. 미국은 대부분의 EU 수입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하되, 이는 이전에 트럼프가 위협했던 30%의 절반 수준이다. 그 대가로 유럽은 여러 양보를 하게 된다.

주요 양보안에는 미국 인프라 및 기술 분야에 약 6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 향후 3년간 약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에너지(석유 및 천연가스 포함) 구매가 포함된다. 이는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다. 또한, 미군 장비도 일정 수준 구매할 예정이며, 기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 관세는 쿼터 제도로 전환된다.

이 합의는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트럼프가 8월 1일부터 모든 EU 상품에 30%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과, EU가 이에 맞서 미국 수출품 930억 유로(약 1,070억 달러)에 보복관세를 예고한 계획이 모두 취소되었다.

합의에는 항공기 및 부품, 일부 화학물질, 제네릭 의약품, 반도체 장비, 일부 농산물, 천연자원 및 핵심 원자재 등 특정 품목에 대한 무관세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이중 용도(민간+군사) 제품과 핵심 인프라에 대한 대서양 간 기술 의존도를 심화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일본-미국 협정과 EU의 공동 대응

이번 프레임워크는 며칠 전 체결된 미국-일본 무역 협정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일본은 30% 관세를 피하기 위해 15% 수준의 미국 관세를 수용했으며, 유럽 협상가들은 이 사례를 참고했다. 독일은 특히 자국 자동차 산업이 일본보다 불리해지지 않도록 미국 시장에 동등한 접근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결국, EU산 자동차 및 부품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15% 관세를 적용받게 되었다.

이러한 협정은 유럽과 일본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측 모두 미국 시장에서 상대방이 자신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결국 비슷한 조건을 수용함으로써 경제적 공조가 강화되었다.

양측의 공통된 경험은 향후 무역 이슈에서 협력을 심화시킬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 EU, 일본 모두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규범을 지지해왔으며, 이제 G7 차원의 경제통합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U-일본 간 전략적 파트너십의 지속

EU와 일본은 이미 2018년에 체결된 자유무역협정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 중이며, 이 협정은 2025년부터 본격 발효되었다. 이는 유럽과 일본 간 거의 모든 관세를 제거하며, 미국 관세 인상으로 인해 양국 간 무역의 상대적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번 7월 27일 합의는 유럽과 일본을 미국 무역정책 측면에서 유사한 위치에 놓이게 하였으며, 그 결과 양측 간 무역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압박을 함께 견딘 경험을 공유하며, 양측은 향후 규칙 기반의 무역 질서를 지키기 위해 더욱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영향

이번 대서양 무역 합의는 EU의 전략적 방향을 미국 쪽으로 더욱 기울게 만들 것이다. 유럽과 중국의 관계는 오랜 무역협력과 점차 심화되는 불신 사이에서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유럽이 미국과 기술 및 무역 사안에서 더 긴밀히 협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올해 내내 무역 분쟁을 겪고 있으며, 중국은 이에 대응해 최대 125%까지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를 희망했지만, 이번 합의로 인해 유럽도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셈이다.

EU가 미국산 LNG, 석유, 기타 자원 및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은, 미국의 경쟁 공급자들과의 관계를 축소하고 보호무역 기조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주도해온 공급망에서 EU가 이탈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와의 전면 대치 심화

미국은 일본과 유럽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냄으로써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중국은 유럽에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라고 촉구해 왔지만, 이번 합의는 유럽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베이징은 유럽 내 불만을 이용해 자국과의 무역 확대를 제안할 수 있으나, 인권과 기술이전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친러 행보 등으로 인해 유럽과 중국 간 신뢰는 취약한 상태다.

중국의 러시아 지원은 미-유럽 공조와 정면 충돌하게 된다. 양측은 중국이 러시아 제재를 우회하거나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억제하려 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의 경제적 공조는 이러한 압박을 더욱 강화시킨다.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의 최후통첩

7월 27일 합의가 발표된 직후,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최후통첩의 기한을 대폭 단축했다. 7월 초, 그는 푸틴에게 50일 안에 평화에 동의하라고 요구했지만, 7월 28일에는 러시아의 계속된 군사 공격에 실망하여 기한을 10~12일로 줄였다. 만약 러시아가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은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100%의 2차 제재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중국, 인도, 브라질, 터키 등 러시아 주요 무역 파트너국들을 겨냥한 전례 없는 조치다. 나토 사무총장 마르크 뤼테는 트럼프와 7월 중순에 회담을 갖고 이러한 전략을 조율한 바 있다.


중국의 딜레마와 대응

중국은 러시아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이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하게 된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러시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고, 미중 제재를 피하기 위해 위안화 결제 및 대체 결제 시스템 사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은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으로 사들이며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의 해운, 보험사,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거래를 꺼릴 경우, 이 흐름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중국은 미국에 맞서 자국산 희귀 자원 수출을 제한하거나, 고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1기 트럼프 정부 때보다 훨씬 더 격렬한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에너지 안보 위협

2차 제재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 중국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석유가 전체 수입량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도 상당량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공급이 끊길 경우, 중국은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대체 자원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높은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베이징은 자체 유조선(‘섀도우 플릿’)이나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을 유지하려 하겠지만, 운송 비용은 급증할 것이다. 이미 중국 은행들과 기업들은 미국 제재를 우려해 대러 거래를 꺼리는 추세다.


전략적 전환의 기로에 선 중국

베이징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지지하지 않으며, 러시아가 제재로 약화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시진핑과 푸틴은 “무제한 파트너십”을 선언했으며, “미국 패권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에도 한계는 있다.

EU는 중국의 주요 수출 시장이며, 일본 역시 핵심 무역 파트너다. 미국, EU, 일본이 새로운 무역 체제 아래 연대한다면, 중국은 자국 수출 시장을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중국 내부의 경제 불안정성과 맞물려 매우 민감한 문제다.


미국의 전략적 재편 시도

미국은 무역 합의 체결 직후 러시아 및 그 동맹국에 대한 제재를 경고하며, 자국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위협을 실제로 실행할 것이라는 신뢰가 필요하다. 워싱턴은 과거에도 협박 후 철회한 전례가 있어, 경쟁국들은 여전히 미국의 후퇴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