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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세메모

세르비아 시위의 전환점

What happens in Serbia often doesn’t stay in Serbia.
By: Antonia Colibasanu
(2025년 8월 20일)


■ 시위의 발단과 비극

지난주 세르비아에서 벌어진 시위는 지난해 말 노비사드(Novi Sad) 기차역 지붕 붕괴 사건에서 비롯된 시위 운동이 극적으로 확대된 모습이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했으며, 부패와 정부의 태만이 원인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이 사건은 책임 추궁, 공정한 선거, 그리고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종식을 요구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8월 13일 베오그라드와 노비사드에서 열린 시위는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였고, 경찰과의 충돌도 가장 격렬했으며, 세르비아 전역의 소도시와 마을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일어났다.


■ 전국적 동원으로 발전한 시민 운동

올해 봄부터 시위는 현대 세르비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민 동원으로 발전했다. 2~3월에는 수십만 명이 참여했으며, 학생 시위에 교사 파업과 노동조합 행동이 결합되었다. 전국적으로 풀뿌리 회의와 지역별 포럼이 조직되었다. 협박, 체포, 심지어 군중 해산을 위한 ‘음향 무기’ 사용 의혹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봄 내내 대체로 평화적이고 질서 있게 이어졌다.


■ 국경 넘어 확산되는 반부패 목소리

반부패 운동은 세르비아를 넘어 확산되었다. 세르비아 학생들은 브뤼셀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행진을 조직해 EU 대표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고, 헝가리에서는 부다페스트 정부에 대한 비슷한 불만으로 연대 시위가 열렸다. 그러나 조기 총선 요구가 묵살되면서 긴장은 고조되었고, 6월 말 첫 폭력적 충돌이 발생하며 상황은 급변했다. 여름이 되자 시위 현장에는 무장 경찰과 사복 경비가 상시 배치되었고, 권위주의적 탄압 의혹은 더욱 커졌다.


■ 시위의 위축과 정치적 대립 심화

7월 들어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시위는 줄어들었지만, 이후 야당이 학생 단체와 공식적으로 연대하기 시작했고, 부치치 지지자들은 대통령궁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며 갈등은 심화되었다. 결국 8월 13일 충돌로 이어졌는데, 이는 여름철 정치가 잠잠한 시기에 발생한 뜻밖의 사건이었다.


■ 정치 지형과 분열된 야당

세르비아 집권 세르비아진보당(SNS)과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은 250석 중 147석을 보유해 의회를 안정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야당은 분열된 상태이지만, 자유정의당, 민주당, 녹색-좌파전선은 시위대 지지를 표명하며 조기 선거 시 협력 가능성을 논의 중이다. 학생 주도 시위는 지도부가 없는 특성을 지녀 제도적 변화를 강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 8월 13일의 폭력 사태

보도에 따르면 8월 13일 노비사드에서 집권당 지지자들이 시위대와 충돌을 유발했고, 경찰이 개입하면서 폭력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일부 당사무소가 방화 공격을 받았고 수십 명이 부상하거나 체포되었다. 정부는 시위대를 무질서한 집단으로 규정하지만, 반대 측은 정부가 고의로 충돌을 유도해 운동을 약화시키려 한다고 주장한다.


■ ‘색깔 혁명’ 프레임과 외세 개입 주장

부치치 대통령은 시위를 ‘외세가 후원하는 색깔 혁명 시도’로 규정했다. 3월에는 알렉산다르 불린 부총리가 러시아 정보기관의 도움으로 정권 전복 시도를 막았다고 공개적으로 감사하기도 했다. 최근 시위 중 체포된 외국인 사례(크로아티아 시민, 세르비아계 슬로베니아인)가 이런 주장에 불을 붙였다. 일부 언론과 SNS에서는 미국 개입설까지 제기되었으나, 검증 가능한 증거는 없다.


■ EU와 러시아, 그리고 헝가리·슬로바키아의 반응

헝가리 외무장관은 EU가 헝가리·슬로바키아·세르비아와 같은 ‘EU에 반기를 든 정부’ 교체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EU가 부다페스트 정권 교체를 시도 중”이라 발표한 직후였다. 슬로바키아도 세르비아 사태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중이다. 로베르트 피코 총리는 모스크바 방문 이후 친러 논란과 부패 불만으로 자국 내 시위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 반서방 담론과 EU 지지 하락

세 나라 정부는 모두 서방 개입설을 퍼뜨리며 민족주의적 반발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 일부도 EU를 비판한다. 세르비아는 2012년부터 EU 가입 후보국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EU 가입 반대가 52%로 찬성 39%를 앞질렀다(작년 초에는 반대 34%, 찬성 40%). 많은 시민은 EU가 세르비아 정치 엘리트의 기회주의적 행태를 묵인한다고 본다.


■ 경제적 불만의 심화

세르비아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4.5%에서 2.75%로 하향 조정했고, 물가상승률은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헝가리도 7월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1%로 낮췄고, 식료품 물가는 6% 이상 오르며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 경제 불만은 시위 동력과 결합해 정권 불신을 심화시킨다.


■ 러시아·서방 갈등과 맞물린 세르비아

8월 13일 세르비아 폭력 사태와 동시에 러시아 정보기관은 EU가 슬로바키아·세르비아·헝가리 정권 전복을 꾀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루 뒤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알래스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가 주로 논의되었지만, 세르비아 사태도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이어 8월 18일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드루즈바 송유관의 러시아 펌프장이 손상되어 헝가리·슬로바키아로의 원유 공급이 중단되었다가 하루 만에 복구되었다. 이 두 국가는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추가 중단 시 정치적 압박이 커질 수 있었다.


■ 발칸의 지정학적 줄다리기

세르비아는 나토 회원국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EU 가입 후보국이며 동시에 러시아의 적극적 구애를 받는 나라다. 따라서 세르비아의 선택은 동남유럽 전체의 전략적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모스크바에게 세르비아는 유럽 내 마지막 거점 중 하나이고, 브뤼셀과 워싱턴에게는 발칸 안정을 위한 핵심 변수다.


■ 파급 효과와 불확실한 향후 전개

세르비아 사태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정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두 나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과 모스크바 사이의 균형을 추구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러시아에 가까운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세르비아에서 혁명을 일으킬 유인이 없고, EU도 현 정부를 대체할 현실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느라 세르비아 사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러시아가 서방의 국제 의제를 혼란스럽게 만들 기회로 삼으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는다.


■ 결론: 세르비아에서 시작해 발칸 전역으로?

8월 15일 트럼프-푸틴 회담 직후 열린 워싱턴 회담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유럽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헝가리·슬로바키아 같은 국가들이 합의 형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세르비아 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될 경우 나토와 EU는 새로운 발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20250820_serbian-protests-at-a-turning-point-geopoliticalfutures-co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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