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5일
진정한 협력은 수사적 연대가 아니라 상호 이익에 달려 있다
By: 안토니아 콜리바사누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SCO 정상회의
이번 주, 중국은 제25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참석자 수뿐 아니라 러시아, 인도, 중국이 드물게 외교적 보조를 맞추며 야심찬 의제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2035년 발전 전략과 새로운 의제
정상들은 「2035년 SCO 발전 전략」을 빠르게 승인했다. 주요 과제는 인프라 건설, 무역 원활화, 공급망 통합으로, 이는 유라시아 교통망을 통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기술·혁신, 디지털 경제 협력, 녹색 산업, 인공지능 등도 강조되었다.
시진핑의 깜짝 제안 ― SCO 개발은행
회의의 가장 큰 뉴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표였다. 그는 SCO 개발은행 설립을 가속화하자고 제안하면서, 이를 위해 20억 위안(약 2억8천만 달러)을 기금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SCO에서 이 같은 규모의 재정 공약은 이례적이다.
본래의 SCO 정체성과 대비되는 변화
SCO는 애초에 경제 블록이 아니었다. 1996년 ‘상하이 5개국’(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에서 출발해 2001년 공식 창설된 SCO의 목표는 중앙아시아에서 테러, 분리주의,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안보였다. 이후 합동 군사훈련 등 안보 협력으로 서방 주도의 안보체제에 대한 대항 축으로 자리 잡았다.
BRICS와의 비교
이는 처음부터 신흥 경제권 협력체로 출발한 BRICS와는 대조적이다. BRICS는 2014년 신개발은행(NDB)을 설립하며 IMF, 세계은행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비공식적으로 BRICS가 경제를, SCO가 안보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있었는데, SCO가 은행 설립을 추진하면서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안보와 경제의 융합
SCO가 금융을 다룬다는 것은, 안보와 경제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인프라, 무역, 기술 협력 자금 조달은 군사 협력만큼 안정성에 중요하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SCO 개발은행을 통해 서방 제재 회피, 금융 주권 강화, 달러 중심 체제 대안 마련을 모색할 수 있다.
제도화의 난관
그러나 은행 설립이 성사되려면 회원국이 헌장, 의결권, 지분 구조에 합의해야 한다. AIIB와 NDB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비준 절차를 거쳤는데, SCO는 아직 그 수준의 제도화를 시도한 적이 없다.
회원국 간 불신
SCO 회원국들은 여전히 상호 불신을 보인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의 충돌은 SCO가 실제로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지 의문을 남겼다. 군사훈련 역시 제한적이며, 회원국들은 자국 군사 역량을 공개하는 데 소극적이다. 개발은행도 비슷하게 자본 출자, 위험 공유에 대한 불신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은행의 성격 ― AIIB인가, NDB인가?
새 은행이 어떤 모델을 따를지도 쟁점이다. AIIB처럼 중국이 주도하는 구조가 될지, NDB처럼 동등한 지분을 가질지 불투명하다. 특히 파키스탄, 벨라루스, 중앙아시아 소국들은 대표성 확보를 중시할 것이다. 시진핑의 20억 위안 약속은 상징적이지만 대규모 대출을 위한 수십억 달러에는 못 미친다.
기능적 역량과 서방 금융 질서의 제약
헌장과 자본이 확보되어도 실제 운영 능력, 본부, 직원, 대출 기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는 무디스, 피치 같은 서방 신용평가사가 관문이 된다. 달러 시장 접근이 막히면 위안화·루블·현지 통화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는 한계가 크다.
대체 결제망 문제
러시아, 이란, 벨라루스가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SWIFT 의존은 불가능하다. 대신 중국의 CIPS(위안화 기반 시스템)와 러시아의 메시지 전송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CIPS는 100개국 1,600개 기관만 참여해, SWIFT(200개국 11,000개 기관)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다.
인도의 우려
인도는 이미 중국이 다자기구에서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SCO 은행이 CIPS 중심으로 운영되면 사실상 중국의 금융 수단으로 보일 수 있으며, 인도의 참여 의지는 약할 수 있다. 또한 AIIB, NDB, 일대일로 기구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중복 가능성도 크다.
지정학적 맥락
이번 SCO 결정은 단순한 논의가 아니라, 미국의 대중·대러 강경 정책과 인도에 대한 관세 압박 등 서방 압력에 대한 대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발언은 SCO가 연대와 자율성을 과시하도록 만들었다.
외교적 연출과 상징성
회의에서는 시진핑, 푸틴, 모디가 함께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세 정상은 연설에서 일방적 제재를 비판하고 다극적 협력을 강조했다. 푸틴은 SCO가 “더 공정하고 평등한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의 선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 회담과 친밀감 과시
시진핑과 모디는 국경 갈등에도 불구하고 “경쟁자가 아닌 개발 파트너”라며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시진핑과 푸틴은 ‘오랜 친구’라며 개인적 유대를 과시했고, 모디와 푸틴도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함께했다”며 긴밀함을 강조했다.
결론 ― 진정한 협력은 가능한가?
외교적 제스처는 상징성을 가지지만, 실제로는 국가별 이해관계가 정책을 결정한다. SCO의 화려한 선언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도·러시아가 진정으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 비판과 다극적 세계 질서에 대한 수사적 연대는 가능하지만, SCO가 실질적 동맹체로 발전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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