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7일자 Geopolitical Futures 기사 "How Israel Caught Iran Off-Guard"
정권 존립마저 위태롭게 만든 군사 공격
1948년 건국 이래, 이스라엘은 자국의 불안정한 안보 상황을 늘 인식해 왔다. 이는 지리적으로 좁은 국토와 적대적인 지역 환경 때문이었다. 이스라엘은 여러 전선에서 전투할 수 있는 유능한 국방력을 구축하는 한편, 자국의 안보 과제를 제거하기 위해 최정예 정보 기관을 육성해 왔다.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대이란 작전 ‘라이징 라이언(Rising Lion)’은 이란이 자랑하던 기술력, 사이버 및 군사 정보 능력, 분석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공세를 예측하지 못했으며, 모사드가 자국 깊숙이 침투하는 것도 막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란의 전략적 착각
'완충국'으로서의 역할과 전면전 회피 전략
이란은 1950년대 이래 미국이 자국을 구소련과 서방 사이의 완충국으로 유지하길 원한다고 믿어 왔다. 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중국이 경제·군사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이란은 미국이 중국의 페르시아만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을 필요로 한다고 확신했다. 이런 인식 하에 테헤란은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내세우는 동시에 아랍 시아파 민병대를 지원해 간접 전쟁을 벌여왔다. 1980년대부터는 이스라엘과의 직접 전쟁은 피하고자 했고, 자국 영토에서의 전쟁은 수치스러운 결과를 낳을 것이라 봤다. 그러나 이른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이 무너진 지금, 이란은 결국 이스라엘과의 직접 대결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는 이슬람 정권의 존속은 물론, 국가의 영토적 통합까지 위협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의 정보전 전통
첩보·기만 작전의 오랜 역사
이스라엘의 지난주 대이란 공습은 과거 정보, 첩보, 기만 전략에 의존했던 작전들을 떠올리게 한다. 예컨대 1954년 라본 사건(Lavon Affair)은 이스라엘이 이집트 내 미국과 영국 민간 목표물을 겨냥한 거짓기만 작전이었다. 이 작전은 수에즈 운하 철수에 반대한 영국의 입장을 견인하고, 미-이집트 관계를 훼손하기 위한 시도였다.
1962년엔 ‘다모클레스 작전(Operation Damocles)’을 통해 이집트의 로켓 개발을 방해했다. 이집트는 당시 나치 독일 출신 과학자들을 통해 로켓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고, 이스라엘은 그들 중 6명을 암살하고 나머지 과학자들도 떠나게 하여 프로그램을 무산시켰다.
1967년 6일 전쟁 전, 미국은 이집트 부통령의 방미 일정을 고려해 이스라엘의 공격을 승인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론 전쟁을 허가했다. 미 국무부는 요르단 국왕 후세인에게 이스라엘의 개전 시점을 알렸고, 후세인 국왕은 이를 나세르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나 무시되었다. 그 결과 이집트의 레이더는 꺼진 상태였고, 이스라엘 전투기의 첫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히즈볼라 타격 작전의 전조
‘Grim Beeper 작전’과 사령부 제거
작년 가을 이스라엘의 히즈볼라 공세 직전에도 유사한 작전이 있었다. ‘그림 비퍼(Grim Beeper)’라 명명된 작전은 히즈볼라 조직원들이 소지한 무전기와 호출기에 폭약을 숨겨 두었다가 일제히 폭파한 것이다. 이후 며칠 내에 히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주요 사령관들이 암살되었고, 후임 하셈 사피에딘도 한 달 만에 제거되면서 히즈볼라의 정치·군사 지도부는 전멸했다.
예상 밖의 공격
미국의 묵인 속 기습 작전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전까지,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공습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란은 6월 15일 예정된 미-이란 6차 협상이 끝나기 전에는 공격이 없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안보 당국은 이란의 국내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핵시설 및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종합 작전을 마련했다. 작전은 트럼프의 반대로 지연되기도 했으나, 이란은 트럼프가 최종 승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이러한 예측은 철저한 기만 작전의 일부였음이 드러났다. 미국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일부 상원 공화당 원로들에게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할 경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약 2,000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900kg급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작전 전개
사전 제거와 공습의 정밀성
이스라엘이 공격을 개시할 조짐이 보이자,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공군 지휘부는 지하 요새에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 회의 위치와 비상 대응 절차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고, 해당 요새를 먼저 타격했다. 초기 공습에서 20명 이상의 고위 지휘관이 제거되었다.
또한, 이스라엘은 이란의 방공 시스템과 레이더 시설을 사전에 식별하고 초반에 집중 타격하여 이란 상공에서 사실상 무방비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핵시설, 미사일 공장, 군사 인프라, IRGC 핵심 인사들이 연이어 공격받았다. 특히 원자력 과학자 14명이 암살된 것은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이 이란 국민이 아니라 핵 프로그램임을 시사한다.

모사드의 비밀 작전
이란 내 공작망 통한 전방위 파괴
공습과 동시에 모사드는 이란 내부 깊숙이 침투해 방공 시스템과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하는 은밀한 작전을 수행했다. 이란 내 요원과 본부 요원 수백 명이 참여했고, 이 중 일부는 이란 국적의 모사드 협력자였다. 중부 이란에서는 유도 무기 시스템이 대공미사일 인근에 사전 배치되었고, 이스라엘의 공격 개시와 함께 발사되어 목표를 파괴했다.
또한 모사드는 작전 전부터 드론 기지를 이란 내에 구축해 놓았으며, 은밀히 반입한 드론으로 탄도미사일들을 정밀 타격했다.
이란의 몰락 조짐
레짐 붕괴 위기의 서막
이스라엘은 어떤 핵 합의라도 이란 핵시설(원심분리기, 중수로 포함)의 전면 해체, 핵탄두 개발 중단, 고농축 우라늄의 완전 제거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통해 유대국가의 존속을 영구히 보장하고, 팔레스타인 2국 해법을 무력화하며, 레바논·시리아·이라크·예멘과의 관계 정상화까지 관철하려 한다. 이에는 이란 정권 붕괴가 전제되어야 하며, 그는 심지어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이란의 동아제르바이잔 주를 반환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란 핵심 시설 포르도(Fordow)는 지하 90미터에 위치해 있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는 무력화가 어렵다. 네타냐후는 트럼프에게 미 공군의 대형 폭격기 투입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란은 농축 중단과 핵 폐기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용할 경우, 체제의 전략적 정당성과 정치적 권위를 상실하게 되며, 그보다는 전면전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의 선택과 국제 고립
전면 보복 대신 자제, 내부 탄압 택해
4십 년 넘게 이란은 히즈볼라, 아사드 정권, 시아파 민병대 등 지역 내 대리 세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이제 이 동맹들이 붕괴하며 정권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을 곤혹스러운 양자택일로 몰아넣었다. 강력한 보복은 중러의 지지 없이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무력한 대응은 국민의 분노를 자초할 수 있다. 이란은 결국 후자의 길을 택했다. 디모나 핵시설이나 지중해의 가스전을 타격하지 않았고, 전쟁이 끝난 후 내부 반란은 이전과 같은 탄압 방식으로 억제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전망: 무너지는 내부, 균열의 시작
이스라엘의 전략적 목표는 정권 교체
미국은 이란을 군사적으로 완전히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지배 의지를 꺾으려 한다. 중동에서 미국의 구상은 이스라엘, 이란, 걸프국, 튀르키예의 4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그 중 하나라도 붕괴되면 전략이 위협받는다.
그러나 이란은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경제는 붕괴 직전에 있으며, 국민의 불만은 정치적 변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군사 작전을 통해 이란 국민에게 정권의 허약함을 드러내고, 반정부 분위기를 유도하려 한다.
정권은 생존을 위해 개혁이 아닌 억압적 안보 장치에 의존해 왔지만, 이조차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다. 이란 정권은 지금, 붕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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