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정세메모

다가오는 인구학적 위기

George Friedman의 「The Nearing Crisis of Demographics」 (2025년 7월 8일자)


글: 조지 프리드먼

 

가끔은 그때그때 터졌다 사라지는 위기에 지쳐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인류가 직면할 진짜 실존적 위기를 떠올려 봅니다. 그러면 지금의 문제들이 조금은 다르게 보입니다. 이번 주의 ‘위기’에 잠시 무심한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9년에 출간한 제 책 *『The Next 100 Years』*에서 저는 다음 세기의 주요 사회경제적 문제는 출산율 감소, 사망률 감소,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인구학적 위기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출산율은 사망률과 거의 같았습니다. 내년에는 사망률이 출산율보다 약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이르면 2033년쯤에는 출산율 감소가 장기적인 현실이 되는 동시에 기대수명은 현재 78.4세에서 80.4세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 2년은 작아 보이지만, 해당 연령대 인구 규모와 감소하는 출산율을 고려하면 이는 시대를 규정짓는 위기임에 틀림없습니다.

 

제 미국 역사 모델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질서는 50년 주기로 변합니다. 저는 현재 주기가 2020년대 후반에 끝나고 새로운 주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만약 제 예측이 맞고 통계도 이를 지지한다면, 지금 우리가 집착하는 문제들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역사가 되었듯이 잊혀질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토지(land), 노동(labor), 자본(capital)에 의해 움직인다고 말합니다. 만약 이 말이 맞다면 우리는 앞으로 노동력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자본도 줄어드는 시기로 들어가게 됩니다. 수치상 노동인구는 앞으로 감소할 것이고, 동시에 소비율은 증가할 것입니다. 사망률이 감소하고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는 두 가지 방식으로 증가합니다. 첫째, 고령층은 일을 그만둔 후에도 계속 소비를 합니다. 둘째, 고령층의 소비는 의료 서비스 쪽으로 크게 편중됩니다. 하나의 해결책은 노인에 대한 안락사(euthanasia)이지만, 저는 이에 전적으로 반대합니다. 다른 해법은 의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65세에서 80세 사이 고령층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50년마다 하나의 핵심 기술(core technology)이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키며 새로운 주기를 이끕니다. 지난 50년간 핵심 기술은 마이크로칩(microchip)이었습니다. 마이크로칩은 다양한 산업과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경제를 움직였습니다. 그 전인 1930~1980년대에는 자동차가 핵심 기술이었습니다. 자동차 덕분에 인구는 도시를 떠나 교외로 퍼져 나가면서도 여전히 도심 산업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마이크로칩은 인구가 분산되면서도 연결성을 잃지 않게 해주는 통신 시스템 등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사회적 필요가 기술 혁신을 이끈다는 모델이 맞다면, 향후 50년은 의학(medicine) 혁명이 중심축이 될 것입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고령층의 생산성 수준은 최소한 그들의 소비 수준을 따라잡아야 자본 흐름이 유지됩니다. 이미 물질과학(material science)을 바탕으로 분자 수준의 공학과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는 의학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AI가 핵심 기술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AI는 도구(tool)이지 해법(solution)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음 돌파구는 여러 학문과 기술을 통해 인간의 몸(human body)을 새롭게 바라보는 데서 나올 것입니다.

 

이 위기의 근원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첫째, 의학은 이미 기대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킨 ‘죄(?)’가 있습니다. 둘째, 출산율 감소는 문화와 의학의 급격한 변화가 촉발한 현상입니다. 의학은 피임약(birth control pill)을 만들어 냈고, 이는 여성운동(feminism)이라는 사회운동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여성들은 금욕 없이도 자녀 수를 제한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노동시장에 더 쉽게 진입하고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덕분에 지금까지는 출산율 감소에도 생산성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현 미국 행정부도 이 문제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출산 장려를 위해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2025년 1월부터 2028년 12월 사이에 태어나는 아이 한 명당 부모에게 $1,000를 지급해 미래를 위해 투자하도록 하고, 아동세액공제(child tax credit)도 2026년부터 아이 한 명당 $2,000에서 $2,200로 상향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인구 문제와 관련된 또 다른 현 위기는 바로 이민(immigration)입니다. 모든 선진 산업국은 결국 이 인구 위기에 직면할 것입니다.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 초기 단계에서는 국가들이 노동자, 특히 힘들고 기피되는 일자리를 채울 노동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게 됩니다. 이는 숫자가 이미 말해주는 사실입니다. 이민자는 노동시장, 소비, 자본 형성을 안정화합니다. 획기적인 의료 해법이 나오기 전까지 우리는 농업, 축산업 등 저숙련 노동력 수요를 어떻게 이민으로 충당할지 뿐 아니라, 이민자 자녀들이 교육받고 사회에 통합되어 향후 50년간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이런 엉뚱한 이야기를 한 점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움직임만 계속 들여다보다 보면, 가끔은 잠시라도 그 이름들이 나오지 않는 담론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20250708_the-nearing-crisis-of-demographics-geopoliticalfutures-com.pdf
0.02MB